고작 1개라 운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아픔을 이겨내고’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현대의 신예 스타 이택근(26)이 프로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겹경사를 맞았다. 올 시즌 전반기 리딩히터(3할3푼6리)를 달리는 등 ‘돌풍의 주인공’인 이택근은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6 삼성 PAVV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단 한 개를 담장으로 넘기고 홈런레이스 3회 우승에 빛나는 베테랑 양준혁(37.삼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먼저 홈런 한 개만을 친 채 ‘당연히 양준혁 선배가 우승할 것’이라는 기분으로 레이스를 지켜보던 이택근은 양준혁이 9아웃까지 홈런을 쳐내지 못하자 대형 타월을 어깨에 두른 채 일어나서 우승을 예감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예감대로 역대 최소 기록인 한 개로 홈런왕에 오른 이택근은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택근은 경기 후 “사실 예선전을 끝낸 후 명치가 아파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망신만 당하지 말자고 참고 쳤는데 한 개가 넘어가 다행이었다. 우승은 당연히 양준혁 선배가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 우승을 차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택근이 정작 결승전에서 명치가 아플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예선전서 기력이 다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 시작 전 8명이 나선 홈런레이스에서 이택근은 최다인 4개를 치며 1위로 통과했다. 홈런레이스 전 LG 실내 연습장을 찾아 배팅훈련을 하며 준비를 했던 이택근은 “2, 3개만 쳐서 체면치레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4개를 치면서 용을 쓴 탓인지 명치가 아팠다”며 결승전 1개에 그친 속내를 털어놨다. 그리고 과거 홈런왕 출신인 박재홍(SK)은 "5회를 뛰고 나면 선수들이 지쳐서 힘을 쓰지 못한다"며 홈런레이스 결승전서 홈런이 예상 외로 적게 나오는 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이택근은 감독추천선수로 올스타에 뽑혔을 때부터 홈런레이스에 욕심을 냈다. 현재 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장타력(홈런 9개)도 갖추고 있는 이택근은 생애 처음 출전하는 올스타전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데뷔 4년만에 주전자리를 꿰차며 늦깎이 스타로 탄생한 이택근은 첫 올스타전 출전서 홈런왕과 함께 서군의 퍼펙트패를 끊는 첫 안타를 친 주역이 됐다. 동군 투수진에 막혀 6회까지 0-6 스코어에 퍼펙트를 당하고 있던 서군은 7회초 선두타자 이택근이 정대현(SK)으로부터 깊숙한 유격수 내야 안타를 뽑아내 퍼펙트 행진을 끊을 수 있었다. 이렇듯 올스타전 주역이 된 이택근은 입장권 17장을 구입, 부모님과 친지, 친구들에게 선물하며 자신의 경기를 관전케 했다. 이택근은 “부산에서 올라오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줘 다행”이라며 뿌듯해 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