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통산 200승의 위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좌완 선발 투수인 ‘회장님’ 송진우(40.한화)와 타자 부문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는 ‘위풍당당’ 양준혁(37.삼성)이 차지하고 있지만 음지에서 빛나는 기록 행진도 있다. 불펜투수, 그 중에서도 마무리도 아닌 중간계투요원으로 한국야구사를 새로 쓰고 있는 ‘강철 투수’ 조웅천(35.SK)이 그 주인공이다. 1990년 순천상고를 졸업하고 연습생으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 ‘눈물 젖은 빵’을 누구보다도 곱씹었던 조웅천이 ‘불펜투수 신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로 17년차로 올 시즌 현재 673경기에 등판,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웅천은 역시 전인미답의 고지인 ‘700경기 등판’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2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역대 2위 김용수(전 LG, 은퇴)의 613경기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전망이다. 또 조웅천은 올 시즌도 벌써 32경기에 등판, ‘11년 연속 50경기 등판’에도 18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 부문도 첫 번째임은 물론이다. 태평양이 현대로 넘어간 1996년부터 전성기를 맞이한 조웅천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50번 이상 마운드에 올라 철완을 과시했다. 요즘은 삼성 권오준, 현대 신철인 등 마무리 투수에 앞서 등판하는 ‘셋업 맨’의 중요성이 인정받고 대우를 받고 있지만 조웅천이 전성기를 구가하며 맹활약하던 1990년대 말까지만해도 불펜투수는 별로 빛이 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중간계투 투수들을 위한 ‘홀드’라는 기록이 등장하기 전까지 불펜투수들은 투수들이 맡기 싫어하는 보직이었다. 선발이나 마무리 투수에 비해 실력에서 뒤져 어쩔 수 없이 맡는 보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투수들의 분업화가 철저하게 이뤄지면서 ‘이기는 경기에 등판하는 셋업 맨’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조웅천과 같은 ‘강철 불펜투수’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호리호리한 체격에서 안정된 컨트롤로 춤추는 변화구를 던지는 조웅천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면서도 좀처럼 공략하기 힘든 언더핸드 투수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일찍 프로에 데뷔해 많은 투구를 기록했음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앞으로도 수 년간은 ‘불펜 신화’로 활약이 예상된다. ‘투수 최초 1000경기 출장’을 목표로 뛰고 있는 조웅천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며 연고지역 불우어린이 돕기에도 앞장서는 등 뛰어난 실력과 인성을 갖춘 ‘모범적인 프로야구 선수’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