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50홈런 키는 '불리한 카운트 공략'
OSEN 기자
발행 2006.07.25 08: 58

[OSEN=이선호기자]'50홈런의 열쇠는 불리한 카운트 공략'.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25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를 앞두고 데이터 야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자이언츠 구장에서 가진 훈련에 앞서 타자 개인별로 카운트별 타율이 상세하게 적혀있는 A4 용지를 공개했다. 스스로 느낀 점과 수치로 나타난 데이터의 차이점을 파악하고 잘 대처하라는 뜻에서다. 하라 감독은 "선수들이 강한 의식을 가져 달라는 의미다. 스스로 장단점을 안다면 새로운 목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유리한 카운트에 강하고 불리한 카운트에는 약하다. 이 통설에는 요미우리에서 가장 잘맞고 있는 이승엽도 예외가 아니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2-0, 2-1, 2-2로 몰렸을 때 타율은 각각 9푼1리, 1할8푼6리, 1할6푼2리로 약했다. 불리한 볼카운트가 되면 노려치기가 쉽지 않고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로 유인하는 상대의 볼배합에 말려들 가능성이 크다. 그야말로 순간 대처 능력으로 공략해야 된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래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먼저 투스트라이크를 당하면 속수무책이었다. 상대 투수들의 몸쪽 공략과 포크볼 등에 취약점을 보여 카운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입단 2년째인 지난해 30홈런을 때리면서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그래도 약점은 남아 있었다. 그래서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걸기 시작했고 올해는 빛을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점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승엽의 볼카운트별 타격을 보면 전형적으로 초구를 노리는 타자다. 초구에서 가장 많은 안타(27개)와 홈런(11개)을 기록했다. 타율도 무려 6할에 이른다(45타수 27안타). 이어 볼카운트 0-1에서는 29타수 16안타 4홈런(.552), 볼카운트 0-2에서는 7타수 5안타 1홈런(.714), 볼카운트 1-2에서는 26타수 8안타 1홈런(.308)으로 강했다. 다만 볼카운트 1-1에서는 24타수 9안타 2홈런(.375), 그리고 풀카운트에서는 44타수 16안타 3홈런(.364)으로 강했다. 다시 말해 이승엽은 볼카운트가 유리하거나 팽팽할 때 강했지만 불리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약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뒤집어 말하면 후반기에서 이승엽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좋은 타격을 한다면 홈런과 안타수는 그만큼 증가할 수 있다. 하라 감독이 이승엽을 지목하고 카운트별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반기에서 거둔 성적만 해도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엽에게 좀 더 욕심 부려 달라는 말일 수도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50홈런도 결국 불리한 볼카운트에 열쇠가 있는 듯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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