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이미지 변신’에 대한 압박을 갖기 마련이다. 매번 다른 작품을 통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나 탤런트에게 ‘이미지 변신’은 더욱 묵직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탤런트 박예진 또한 그랬다. 박예진은 7월 25일 KBS 수원 드라마세트장에서 OSEN과 인터뷰를 갖고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상당한 진통을 겪었음을 내비쳤다. 박예진은 ‘지금까지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것 같다’는 말에 “똑같은 캐릭터만 연기하고 싶어하는 탤런트나 배우는 없을 것”이라며 그녀가 고민해왔던 것들을 털어놨다. 박예진은 “차갑고 따뜻하고 세고 여리고...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내 안에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 가지로만 굳어지는 게 많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사실 박예진은 데뷔 무렵만 해도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2001년 출연한 ‘네 자매 이야기’에서 순하고 착하기만 한 넷째 딸 유선 역을 맡았고 2002년 출연작 ‘장희빈’에서는 속 깊은 여인 숙빈 최씨 역을 맡아 여성스럽고 청순한 매력을 한껏 드러낸 바 있다. 그랬던 박예진이 차갑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180도 돌변했다. 그 계기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2004년작 ‘발리에서 생긴 일’에 출연하면서부터이다. 박예진은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거나 사랑을 많이 받으면 그 이미지에 굳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경우는 ‘발리에서 생긴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작품에 출연한 후 박예진은 도회적인 이미지의 역만 주로 맡았다. 그쪽으로만 캐스팅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발리에서 생긴 일’ 덕분에 큰 사랑도 받았지만 그 때문에 연기의 폭이 좁아져 고민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차가운 캐릭터만 맡아온 그녀는 센 역도 해보고 싶고 코믹한 역도 해보고 싶다며 다양한 배역에 대한 욕심을 표했다. 이제 곧 그 중의 하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예진이 9월 16일 첫 방송되는 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에 초린 역으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초린은 거란 부족장의 딸로서 대조영의 첫사랑이기도 하다. 거란에 붙잡혀온 대조영을 사랑해 아들까지 낳지만 결국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비련의 여인이다. 박예진은 “초린이라는 인물이 워낙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보니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여장부다운 강한 모습과 여성스러운 모습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말에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데 대한 성취감이랄까 기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예진은 좀 더 연기자다운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더불어 한쪽으로 편향된 자신의 이미지도 쇄신해볼 생각이다. 이에 드라마에서 선보일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