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홈런왕' 최길성, '설움은 이제 그만'
OSEN 기자
발행 2006.07.26 22: 11

"길성이 정말 착하고 좋은 선수예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그렇지 한 번 실력을 발휘하면 잘 할 거예요". LG 홍보팀 양승혁 대리는 올 시즌 초 최길성이란 선수를 주목하라고 틈만 나면 강조했다. 성실하고 훌륭한 선수인데 기회를 얻지 못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그 이유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밝혀졌다. 이날 전광판을 통해 방영된 '양대리의 덕아웃 스토리' 카툰에서 최길성의 눈물 나는 사연이 소개됐기 때문.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MVP 및 부문별 시상식. 2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최길성은 전날 시상식 참가 통보를 받은 뒤 당일 오전 고속버스로 부랴부랴 상경했다. 뒤늦게 도착한 행사장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들이 빼곡히 들어찬 스타들의 경연장. 쉴 새 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그는 왜소해 보이기만 했다. 결국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그는 불편한 자리를 떠났다. 수상 트로피를 양 대리에게 맡긴 그는 곧바로 진주행 버스를 타고 2군 훈련장으로 직행했다. 그리고는 그날 밤부터 새로운 각오로 훈련을 재개했다. 전력에서 드러나듯 최길성은 장타력이 돋보인다. 펀치력이 워낙 좋아 제대로만 걸리면 큰 타구를 양산한다. 지난해 2군 홈런왕 타이틀이 우연의 결과는 아니다. 이날 최길성은 특유의 파워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2회 1사 뒤 상대 선발 랜들의 140km짜리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아치. 시즌 처음이자 1군 무대 통산 2번째 홈런이다. 4회와 6회 볼넷을 고른 그는 7회 우전 적시타로 이대형을 불러들이며 100% 출루를 기록했다. 이날 기록은 4타석 2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 최길성은 양승호 감독 대행 체제 이후 꾸준히 주전 1루수로 기용되고 있다. "1루 수비에 관한한 국내 최고"라는 칭찬에 양 대행은 침이 마른다. 장타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대형 1루수라고 보기만 하면 칭찬이다. 배재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2000년 해태에 입단한 최길성은 이듬해 LG로 옮겼다. 지난해까지 31경기 출장이 1군 무대 이력의 전부다. 그러나 지난 시즌 2군 43경기서 타율 3할9리 13홈런 31타점을 올리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세대교체를 단행 중인 올 시즌 LG에서 마침내 1군 주전의 꿈을 이루고 있다. 최길성은 "거창하게 올 시즌 어떤 성적을 올리겠다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저 매 타석 들어섰을 때 살아나가는 게 목표라면 목표"라며 "잠실에서 첫 홈런을 때려낸 점만은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길성은 2004년 10월 2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출전, 1회초 2사 만루에서 장원준으로부터 좌월 홈런을 뽑아내 1군 데뷔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바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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