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을 위해 감독을 하는 것 같다. 매년 이랬으면 좋겠는데".
FC 서울 지휘봉을 잡은 지 2년만에 첫 우승컵을 거머쥔 이장수 감독은 넘치는 기쁨을 자제하면서도 엷은 미소로 잔치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삼성 하우젠컵 12차전에서 후반 39분에 터진 천제훈의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이루며 남은 1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중국리그에서 우승컵을 한 차례 차지했지만 국내에서는 감독으로서 첫 우승이었다. 지난해 부진과 올 시즌 전기리그에서도 만족치 않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컵대회 들어 눈에 띄게 조직력을 향상되는 성과를 올리며 정상을 밟았다.
이 감독은 "기분 좋다. 우승이 매년 왔으면 좋겠지만 매년 오는 게 아니니"라고 말하면서 "우승이 나 혼자 되는 것은 아니고 선수들과 구단 프런트, 팬들의 사랑이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서울은 컵대회 초반 5연승을 비롯 12경기에서 8승3무1패의 파죽지세로 한 경기를 남겨두고 전신인 안양 LG 시절이던 2000년 정규리그 이후 6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이 감독은 후반 39분에 신예 천제훈의 동점골이 터지자 우승을 예감했다고 했다. 그는 "이 골로 우승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0-1로 패했다면 경남과 제주전도 지켜보는 등 복잡한 상황일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우승이 결정났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골보다 값진 골이었다"고 말했다.
전기리그에서 공격진의 부진으로 기대와 달리 4위에 머물렀지만 컵대회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선 "작년에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실점이라 수비 안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김병지와 김한윤을 영입했다. 그런데 막상 전기리그 들어서자 득점이 안돼 걱정이었다. 하지만 노장들이 솔선수범했고 기회가 돌아간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는 등 신구조화가 잘 됐다"고 자평했다.
이 감독은 내친 김에 후기리그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가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득점력 때문에 걱정했는데 용병도 영입했고 컵대회에서는 미드필더에 새로운 자원이 나타났다. K리그 14개팀 모두가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겠지만 최원권과 한동원 고명진이 회복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하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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