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한여름 극장가에 음란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섹시한 여배우를 조금이라도 더 벗기려는 몸매 노출 작전은 차라리 직선적이고 단순하다. 온갖 음란한 상상을 자극하는 포스터와 홍보 전략이 무더운 여름을 더 덥게 만드는 중이다. 일단 영화 제목부터 선정적으로 뽑는다. 올초 개봉했던 ‘어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개봉을 앞둔 ‘누가 그녀와 잤을까’ 등이 단적인 예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제목탓인지 지난 6월 말 단 한 번의 캐스팅 기사 노출 이후 7월 한달동안 꾸준히 각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차트 10위권 안을 지키고 있다는 게 제작사측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화끈한 제목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어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청소년들의 셀카 포르노 ‘빨간 마후라’ 그 다음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식으로 홍보에 나서 개봉 첫주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선전을 했다. 문소리 지진희 주연의 이 영화는 감독의 작가적 실험 정신이 앞서는 작품으로 에로와는 거리를 뒀다. 따라서 관객들이 편하고 쉽게 보기 힘들었던 이 영화는 결국 2주째 흥행에서 날개없이 추락했다. 영화 내용과 크게 차이가 있었던 음란 마케팅의 피해를 관객들이 그대로 입은 것이다. 음란한 제목 뽑기 전략은 80, 90년대 인기를 모았던 에로 비디오들이 인기영화 제목을 마냥 야하게 패러디하던 방식과 크게 다를바 없다. ‘접촉’ ‘침대에서 쉬리‘ ’뿅가리‘ ’나도 처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비롯해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운 제목들이 집중호우처럼 쏟어져 내렸다. 음란 마케팅의 두 번째 전략은 여배우의 도발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리는 것. 영화 ‘다세포 소녀’는 세일러복 차림의 김옥빈이 요염하게 춤을 추는 ‘흔들녀 동영상’으로 개봉전 남성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도 미스 코리아 출신 김사랑의 S라인 몸매 사진에 ‘음란한 사제의 발칙한 교복 속사장을 올 하반기 공개한다’는 카피로 궁금증을 자극했다. 두 영화 모두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사실도 특이하다. 이같은 음란 마케팅 전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역시 성장기 여고생들의 성을 그린 ‘몽정기 2’도 선정적인 대사로 가득찬 포스터의 등급판정 반려를 오히려 논란거리로 내세워 그 덕을 봤다. 상반기 흥행작 한석규 이범수 주연의 ‘음란서생’이 영화 제목에 아예 음란을 달고도 성에 대한 풍자와 해학으로 관객몰이를 했던 것과 요즘 입으로만 후끈 달아오른 음란 마케팅과는 질적인 차이가 느껴진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