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짜리 강속구를 연신 뿌리는데 어떻게 쳐요. 그 볼을 쳐서 이긴 LG가 대단해요”.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SK에 2연패를 당한 현대 관계자들은 SK가 전반기 막판에 데려온 새 용병 우완 투수 호세 카브레라(34)의 광속구에 혀를 내둘렀다. 카브레라는 후반기 첫 경기인 지난 25일 경기선 최고구속 155km로 올 시즌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이전 등판서도 154km를 뿌렸지만 이날 문학구장 스피드건에는 155km가 포착된 것이다. 이 구속은 올 시즌 한국야구에서 뛰고 있는 투수 중 가장 빠른 구속이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154km를 문학구장에서 한 차례 찍었을 뿐이다. 한때 158km짜리 광속구를 던져 한국선수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는 SK의 엄정욱도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은 152km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학구장 스피드건이 ‘후하다’는 말들도 하지만 카브레라가 올 시즌 8개구단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카브레라가 연일 155km 안팎의 광속구를 뿌려대니 상대 타자들은 주눅이 들고 있는 것이다. 카브레라는 26일 경기에도 등판, 최고구속 154km를 기록하며 현대 3타자를 간단히 범타로 처리하며 시즌 3세이브째를 올렸다. 지난 1일 공격에서 그런 대로 제몫을 해주던 피커링을 내보내고 다시 데려온 카브레라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카브레라가 광속구를 던지며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하자 만면에 미소를 띠며 기뻐하고 있다. 카브레라의 광속구를 앞세운 안정된 마운드로 4강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후반기 복안을 실천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범현 감독은 현대전서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둔 후 “투수진이 안정감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보일 정도로 카브레라의 가세는 SK에 큰 힘이 되고 있다. SK 구단 관계자는 “올해는 구속이 작년보다 더 빨라졌다. 지난해는 잘해야 148~149km 정도밖에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몸이 근육질로 탄탄해진 덕분인지 구속이 더 나오고 있다”며 카브레라가 작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카브레라는 2004년 SK 유니폼을 입은 후 2005년 시즌 도중 손가락 부상 치료를 이유로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태업 의혹을 사는 등 ‘문제아’이기도 했다. 카브레라는 현재 6게임에 등판해 1패 3세이브, 방어율 1.8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 LG전서 2안타를 맞고 1실점해 패전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패배다. 아직도 컨트롤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카브레라의 가세로 SK는 불펜진이 두터워져 뒤로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 카브레라를 앞세운 SK의 후반기 대반격이 시작됐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