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우, '레알' 수원 이끈다
OSEN 기자
발행 2006.07.27 10: 23

불과 나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려 7년이나 정든 대전 시티즌의 자주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에 수원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이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우였다. 이미 수원맨이 다 되어 있었다. 누구 보다 수원 유니폼이 어울려 보였다. '시리우스' 이관우(29)가 이적한 지 3일만인 지난 26일 FC 서울전서 처음 수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경기 직전 최근 영입된 우루과이 출신의 올리베라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할 때까지만 해도 어색해보였다. 그 때까지였다. 그는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이관우는 구석구석을 찌르는 기가막힌 패스를 선보여 그를 보기 위해 나선 팬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탄성은 이곳저곳에서 쏟아졌고 방송 중계진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좌우, 중앙 가리지 않고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수원의 공격을 이끈 이관우는 이날 전반 20분에는 왼발 크로스가 의도와 달리 골키퍼에 안겨 머리를 감싸쥐기도 했지만 6분 뒤 문전으로 날카로운 프리킥을 배달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코너킥 키커로 나서자 골문 뒤에 있던 홈 팬들은 열렬한 환호성으로 이관우를 축하했고 그는 더욱 힘을 냈다. 홈 팬들의 쏟아지는 응원을 이미 자기 것으로 만든 듯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후반 5분에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앞으로 쭉 찔러넣는 기가막힌 '노 룩(no look)' 패스를 선보이며 팀 동료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2분 뒤에는 서동현이 상대 골키퍼와 맞닥뜨리게 하는 예리한 킬 패스를 전달하는 등 100% 임무를 수행했다. 후반 29분 데니스로 교체될 때까지 이관우는 4-3-3 포메이션으로 옷을 갈아입은 수원에 활력소가 됐다. 영입 후 큰 기대감을 보였던 차범근 감독이 직접 이관우에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사진)은 '대만족'을 의미했다. 이날 컵대회 우승을 거머쥔 서울을 상대로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를 거둔 수원은 이관우의 활약에 들떠있다. 이관우는 경기 후 "부담감이 많아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 같다"고 자책하면서도 "친구인 김남일은 물론 후배들도 잘 대해줘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들과 똘똘 뭉쳐 침체한 수원을 일으켜세우겠다. 후기리그에서 일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백지훈 영입이 확정되면 김남일 송종국 등과 함께 깊이가 다른 미드필드진을 구축하지 않겠냐는 말에 그는 "그렇게 되면 정말로 '레알' 수원이 될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첫 단추를 잘 꿴 이관우가 전기리그 8위, 컵대회 13위로 부진한 수원을 후기리그서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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