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나사 풀린 플레이에 '열받네'
OSEN 기자
발행 2006.07.27 13: 41

‘올스타 휴식기라고 너무들 쉬었나’.
전반기 막판 2006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기분 좋았던 김재박 현대 감독이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현대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가진 SK와의 후반기 2경기서 잇단 실책성 플레이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사실 현대는 2경기 모두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엉성한 플레이가 나왔다. 추가점을 보태며 도망가야 할 찬스를 맞고도 번번이 후속타 불발과 본헤드 플레이로 놓친 것은 물론 수비에서도 실책이 속출했다. 전반기에서 보여줬던 탄탄한 수비력은 간 데 없고 엉성한 수비로 김재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당황케 만들고 있는 것이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25일에는 3-0으로 앞서다 추격을 당하기 시작한 6회말 3-2로 쫓긴 상황서 1루수 이숭용이 김재현의 땅볼 타구를 잡아 태그 아웃시키려다 놓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숭용은 평소처럼 생각하고 김재현을 태그하기 위해 글러브를 낀 팔을 뻗었으나 김재현이 재치있게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나지 않은 채 피해 살아나갔다. 그 사이 3루주자는 홈인, 동점을 만들었다. 실책이 아닌 내야안타로 판정은 나왔지만 이숭용의 진지한 수비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다음날인 26일 경기에서는 김재박 감독을 더 어이없게 만드는 일이 속출했다.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하고 있던 6회초 선두타자 정성훈은 우중간을 가르는 완벽한 3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힘차게 2루를 돈 정성훈은 방심한 듯 뻣뻣하게 서서 3루에 들어가다 SK 3루수 김태균의 태그에 걸려 아웃되고 말았다. 정상적으로 슬라이딩을 했으면 가볍게 살 수 있었으나 서서 들어가다 아웃된 것이다. 현대로선 무사 3루를 맞아 점수를 더 도망갈 수 있는 찬스를 살리지 못해 결국 1-3으로 패배를 허용했다.
7회말 수비에서는 무사 1루에서 1루주자 정근우의 도루를 잡기 위해 서두르다 포수 김동수가 패스트볼을 범해 3루까지 보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2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친 이진영이 홈중계하는 사이 2루까지 뛰다가 중간에 협격에 걸렸으나 현대 1루수 전근표가 엉성한 송구로 2루에서 살려주는 플레이도 나왔다. 비록 후속 타자를 범타로 막아 추가점을 내주지는 않았지만 현대로서는 답답한 플레이에 속을 끓여야 했다.
김재박 감독은 첫 날 패배 후 한 참을 아무 말 없이 운동장을 응시한 채 화를 삭인 뒤 “올스타 휴식기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하지만 다음날도 실책성 플레이로 패한 후에는 “본헤드 플레이로 졌다”며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질타했다.
웬만해선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는 김 감독이 이 정도로 표현한 것은 선수단에 크게 실망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열받은’ 김 감독의 질책에 현대 선수들이 앞으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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