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뭉쳤다. 14년 전 한 식구들이 일을 내기 위해 모인다. 김재박(53.현대) 2006 아시안게임(12월.도하) 출전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코치진을 결정했다. 지난 28일 대한야구협회는 김재박 감독의 건의에 따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투수코치로 양상문(45) 전 롯데 감독, 타격코치로 김무관(52) 롯데 코치, 수비 및 주루 코치로 정진호(50) 현대 수석코치가 각각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코칭스태프는 사령탑인 김재박 감독이 직접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서 3위에 그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 티켓을 놓치는 실패를 맛봤던 김 감독은 이번에는 손발을 척척 맞출 수 있는 ‘코드 인사’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는 것이다. 2003년에는 조범현 SK 감독, 김성한 전 KIA 감독, 그리고 정진호 현대 코치가 코칭스태프에 참여했다. 당시 김 감독은 선발위원회에서 정한 대로 비슷한 연령대에 동급인 감독들을 코치로 쓰는 데 적잖이 불편해 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김 감독이 코칭스태프 선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 ‘친위부대’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것이다. 김 감독은 일단 ‘일선 감독보다는 전문적인 코치를 중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야구관이 비슷한 코치들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3명의 코치는 김 감독과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감독과 이들 3명의 코치는 1992년부터 최소 2년 이상 한솥밥을 먹은 어제의 동지들이다. 한마디로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 전신) 멤버들인 것이다. 김재박 감독은 1991년 시즌을 마친 뒤 LG에서 태평양으로 이적, 1992년부터 이들 3명과 한 팀에서 선수 및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92년 선수로 같이 뛰었고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던 이듬해는 코치가 된 김 감독과 함께 한 인연이 있다. 사실 양상문 전 감독의 투수코치 발탁은 의외였다.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국내 최고 투수 조련사인 현대 김시진 코치나 선동렬 삼성 감독 중에서 한 명이 대표팀 코치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소속팀에서 정진호 코치를 선정함에 따라 김시진 코치까지 뽑을 수 없었고 선 감독은 전문코치 인선 방침에 어긋나기 때문에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양상문 전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무관 타격 코치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에서 타격코치로 활동하며 김 감독과 함께 한 것은 물론 태평양 시절에도 동료 코치와 구단 스카우트로 한 지붕 아래에 있었다. 김 감독은 현대에서 함께 할 때부터 김 코치의 타격 지도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정진호 수석코치는 ‘김 감독의 그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참모다. 정 코치는 태평양 코치 시절 고향(대구) 선배인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기 시작해 지금까지 옆에서 김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코치 3인방’은 코치 자질과 능력도 각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로 당당히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일원이 될 자격을 갖춘 것은 물론 예전의 ‘태평양 돌핀스 멤버’라는 끈끈한 인연의 끈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이 태평양 시절에 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함께 했기에 이번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출 코치진으로 주저없이 발탁한 것이다. 최고의 자질과 ‘동지애’로 뭉친 코칭스태프가 이번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김재박 감독(오른쪽)과 정진호 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