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모범생' 래리 서튼(36)이 머리를 시원하게 밀었다.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나타난 서튼은 머리 전체를 짧게 깎아 이채를 띠었다. 서튼이 머리를 자른 이유는 푹푹 찌는 삼복 더위를 버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유는 보다 '한국적'이다. 지난해 홈런 타점왕이 서튼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하다. 전날까지 49경기서 타율 2할5푼3리 9홈런 29타점에 머물러 있다. "약점이 없는 타자"라는 찬사를 받았던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처진다. 그래서 그는 각오를 다잡기 위해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팀 주장인 이숭용과 정성훈 등 동료들이 야구가 안 될 때면 삭발을 하면서 정신 재무장을 한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서튼이 이처럼 머리를 짧게 깎은 건 지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그는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다짐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그리고 9년 뒤 먼 한국땅에서 다시 한 번 시원하게 머리를 민 것이다. 서튼은 "야구를 하면서 요즘처럼 마음 먹은 대로 안되는 건 처음이다. 동양적인 기를 모으는 의미에서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서튼은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몇 안되는 외국인 선수다. 틈만 나면 한국의 고궁을 찾고 영아원을 방문, 어린 아이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정신 재무장의 표시로 탐스럽던 갈색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잘라냈다. 그의 한국적인 행동양식이 어떤 효과를 보게 될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