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감독이 만화 ‘다세포소녀’를 영화로 만든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6.08.02 17: 36

만화는 영화나 드라마의 좋은 소재다. 스토리를 개발하고 전개하는 데 있어 특별한 창작의 고통이라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작 만화가 인기를 누렸던 것이라면 흥행이나 시청률에서도 자연스럽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올 초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 드라마 ‘궁’이 대표적인 예이다. 동명의 원작만화를 소재로 한 영화 ‘다세포소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8월 2일 언론에 공개된 ‘다세포소녀’는 원작의 발칙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영화는 확연히 차이를 보일 정도로 만화적 장면들이 눈에 띈다. 만화를 바탕한 만큼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다세포소녀’의 메가폰을 잡은 이재용 감독은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 전작에서 금기시해왔던 소재를 유려한 영상으로 표현해 낸 스타일리스트다. 이재용 감독은 왜 ‘다세포소녀’를 만들었을까? 이 감독은 언론 시사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것들은 내가 15세였을 때 충분히 즐겼고, 그렇다고 내가 이후에 나쁜 길을 간 것은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만화가 현실을 과장하고 있지만 이런 정도는 심각하지 않다. 말초적인 부분보다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항상 하지말라는 것에 대한 쾌감이 있다. 음지의 것들이 양지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다”며 ‘다세포소녀’의 발칙함이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 자신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감독은 만화를 영상화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원작을) 개선하거나 깊이 생각해서 무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고르느라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다세포소녀’가 단지 웃고 즐기는 영화인 것만은 아니다. 이 감독은 “나름대로 교훈을 가지고 있어 웃고 즐기는 가운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만화책을 넘기듯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을 즐겨 달라고 당부한 이 감독. 이 감독의 바람이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세포소녀’는 무쓸모 고등학교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 외눈박이, 테리&우스, 도라지 소녀 등 기발한 캐릭터들이 성과 사회통념을 뒤집는 에피소드를 선보이면 인기를 끌었던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8월 10일 개봉. pharos@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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