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봉준호, '몬스터' 우라사와 만났다
OSEN 기자
발행 2006.08.03 15: 46

영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일본의 ‘국민 만화가’로 인정받고 있는 우라사와 나오키와 대담을 갖고 마치 오래된 친구 같은 교감을 나눴다. 두 사람은 비록 처음 만났지만 전혀 낯선 기색도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눴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과 우라사와 작가는 7월 31일 일본 도쿄의 셀루린 호텔에서 만났다. 둘의 만남은 봉 감독이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등 주연배우 5명과 함께 일본에서 영화 홍보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해피!’ ‘야와라’ ‘마스터 키튼’ ‘몬스터’ ‘20세기 소년’ 등을 집필한 인기 만화가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2003년부터 일본에서 연재가 시작된 ‘플루토’는 단행본으로 나온 후 각종 설문조사에서 2005년 최고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대담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봉 감독은 “‘해피!’ ‘몬스터’ ‘20세기 소년’을 읽었다. 그렇게 일하면서 지치지 않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우라사와를 칭찬했고 우라사와는 “‘괴물’을 보고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항상 비슷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느꼈다”고 화답했다. 우라사와는 또한 봉 감독이 고등학교 때 우연히 본 기억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회자의 말을 듣고 “그 좋은 이미지를 혼자 봤느냐”며 되받아 친 뒤 “나도 어릴 적에 옛날 큰 집 같은 데서 귀신을 본 적이 있다. 남들이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은 하지 않고 만화로 그렸다. 지금은 사람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서 TV프로그램에서 자주 그 집을 찾곤 하더라. 내가 그 귀신을 본 게 18살 때였다”고 봉 감독의 경험에 맞장구를 쳤다. 이 얘기를 들은 봉 감독은 “나도 그 괴물을 18살에 봤다”고 말해 두 사람은 기이한 인연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우라사와는 영화 ‘괴물’에 대해 “사람이 살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였다. ‘괴물’은 괴수 영화가 아니라 인간 드라마이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세계에서도 성공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그런 우라사와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콘티북이 들어 있는 ‘살인의 추억’ 특별 한정판 DVD를 선물했다. 두 대가의 대담은 8월 24일 발행되는 일본의 영화 격주간지 PIA에 실릴 예정이고 영화 ‘괴물’의 일본 개봉은 9월 2일로 잡혀 있다. 100c@osen.co.kr 대담을 펼치고 있는 봉준호 감독(왼쪽)과 우라사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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