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한국인 2호 빅리그 만루포(종합)
OSEN 기자
발행 2006.08.04 11: 41

추신수(24.클리블랜드)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가는 순간 펜웨이파크는 적막에 잠겼다. 까만 밤하늘을 가르며 높이 치솟은 타구는 펜웨이파크에서 우중간 스탠드로 사뿐히 안착했다. 펜웨이파크의 가장 깊숙한 지점이었다. 추신수가 생애 최초로 빅리그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클리블랜드 이적 후 꾸준한 출장으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출전, 3-3 동점이던 6회 시원한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경기는 7-6 클리블랜드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만루홈런을 친 건 이번이 2번째다. 지난해 4월 30일 최희섭(당시 LA 다저스)이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다저스타디움 홈경기 5회 제이슨 제닝스로부터 때려낸 이후 1년 3개월 여만이다.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전날 경기에 결장한 추신수는 이날 만루포로 클리블랜드에서의 순조로운 출발을 계속했다. 전날 "타격도 좋고 어깨와 빠른 발도 돋보인다"며 추신수를 높이 평가한 웨지 감독의 찬사에 시원한 한 방으로 부응한 셈이다. 이날 홈런은 올 시즌 2호째로 추신수는 지난달 29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이적 첫 경기에서 빅리그 첫 홈런을 쏘아올린 바 있다. 당시 시애틀의 '미래의 에이스'로 꼽히는 '킹 펠릭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두들긴 추신수는 이번에는 보스턴의 에이스 조시 베켓을 울렸다.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2명의 '파이어볼러'를 차례로 무너뜨린 것이다. 이번에도 홈런의 제물은 97마일(시속 156km) 짜리 직구였다. 동료 트래비스 해프너의 투런홈런으로 경기가 3-3 동점을 이룬 6회. 빅토르 마르티네스, 케이시 블레이크, 토드 홀랜즈워스가 잇단 단타로 1사 만루를 만들자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큰 것에 이은 연타를 허용한 베켓으로선 볼카운트를 무조건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할 입장. 아니나 다를까 그는 한 가운데에서 약간 몸쪽으로 치우진 97마일 강속구를 선택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읽고 있었다. 초구를 유난히 선호하는 추신수는 기다렸던 공이 들어오자 주저없이 배트를 휘둘렀고 방망이에 강타당한 공은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외야 펜스를 훌쩍 넘었다. 보스턴홈팬들은 순간 침묵에 휩싸였고 일부는 야유를 보냈다. 다이아몬드를 일주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추신수를 동료들은 헬멧을 두들기며 축하했다. 이날 추신수는 2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몰러났고 5회에는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추신수의 타구는 중전 안타성이었지만 상대 중견수 코코 크리스프가 몸을 반쯤 기울이면서 슬라이딩으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6회 3번째 타석에서 절호의 기회를 최상의 결과로 연결시키면서 추신수는 이날 팀 승리의 가장 큰 수훈을 세웠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추신수의 타율은 2할(종전 0.190)이 됐다. 클리블랜드 이적 뒤 성적은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볼넷 3개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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