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홍보 경쟁, 도가 지나치다
OSEN 기자
발행 2006.08.04 14: 22

가요계가 몇 년 째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앨범 판매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CD 플레이어가 아닌 MP3의 활성화로 불법다운로드까지 행해져 악순환을 부추겼다. 최근에는 그나마 디지털 음원 수익료와 모바일 다운로드, 그리고 정규앨범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은 싱글 앨범의 발표 등으로 조금씩 타개책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가수들은 물론이고 대형가수들조차 살아남기가 힘들다. 그 결과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갖가지 눈에 띄고 자극적인 홍보방법을 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이지혜의 가슴성형 논란. 그룹 샵에서 활동할 당시 약간은 왜소한 몸매였던 그녀가 이번 솔로 싱글 앨범을 발표하면서는 과감한 노출을 시도하며 볼륨 있는 가슴을 자랑하자 네티즌 사이에서 가슴 성형 의혹이 급속도로 일어났다. 연일 이지혜의 가슴과 관련한 기사가 핫뉴스로 떠오르자 일각에서는 “소속사의 홍보 전략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마저 제기됐다. 그러자 소속사에서는 가슴 성형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 7월 30일 한 호텔의 수영장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히고 카메라 앞에 세우는 초강수를 띄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성형논란을 굳이 증명하는 자리까지 만들어 더욱 논란을 부추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소속사 측에서는 가슴성형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 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효과(?)를 누렸던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솔직하게 밝힌 것이 오히려 기사화돼 일이 더 커지게 된 것 같다”며 “그래서 증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소속사에서 (가슴 성형논란을 부추길 목적으로) 기획한 일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가슴성형 여부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육안으로, 그것도 수영복을 입히는 정도로 판별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얼마 전에는 신인그룹 볼케이노디제이팀의 리더 리앤리가 이효리와 유승준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뜨려고 한 발언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자 리앤리는 “우리들의 다소 공격적인 발언을 여러 가지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성격상 할말은 하고 욕먹을 것은 욕먹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숨김없이 털어놓는 것이다”며 "뜨려고 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톱스타들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배포할 이유가 있었는 지는 여전히 석연찮다. 물론 이처럼 무엇이든 논란거리가 만들어지고 쟁점들이 떠오르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무미건조한 상태보다는 눈길을 끌만한 요소들이 나오는 것이 움츠린 가요계가 활기를 띨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튀고 보자’는 생각으로 좀더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방법을 취하다보면 나중에는 그보다 더 쇼킹한 것을 원하는 대중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지금의 이슈로 아주 잠시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오래오래 빛을 발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너무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는 법이다. hellow0827@osen.co.kr 이지혜(왼쪽)와 볼케이노디제이팀의 리더 리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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