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힘이 있어요. 서용빈은 우리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입니다". LG 구단 내부에는 서용빈(35)에 관한 한 어떤 '믿음'이 있다. 경기 출장여부에 관계 없이 그가 덕아웃을 지키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선수단에 큰 힘이 되는 것이다. 그 만큼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선수도 드물다는 신념이 구단 내부에는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쯤 되면 서용빈이 '2군 소속 1군 주장'으로 오랫동안 메뚜기(?) 생활을 한 이유가 설명이 된다. 그의 존재야말로 침체에 빠진 LG에 가장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서용빈이 이틀 연속 타석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전날 잠실 현대전 0-4로 뒤진 3회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데 이어 4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7회 좌전안타로 이날 경기의 선제 타점을 기록했다. LG가 2-0으로 승리하면서 이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로 기록됐다. LG로선 이틀 연속 '주장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경기 뒤 양승호 감독대행이 "2군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중요할 때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서용빈 본인도 "조금이나마 승리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서용빈을 바라보는 LG 팬들의 감정을 특별하다. 찬란했던 90년대 중반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으로, 팀의 간판스타로 그는 팬들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다. 이날도 LG 팬들은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그의 이름을 목청이 터져라 외치며 '캡틴의 복귀'를 반가워했다. 서용빈은 "팀이 이긴 게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주장으로서 우리 팀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분위기를 이끌어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돌아온 서용빈'을 앞세운 LG가 잔여 시즌 얼마나 신바람을 낼지 주목된다. workhorse@osen.co.kr 잠실=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