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배영수, 송진우 대기록에 '찬물'
OSEN 기자
발행 2006.08.05 21: 42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가 옮겨갔다. 한국 야구 사상 당분간 나오지 않을 대기록 수립을 바라보기 위해 모였던 팬들은 또 다른 기록이 세워지는 것을 지켜봤다. 삼성 양준혁(36)이 1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송진우(40.한화)의 200승 달성을 무산시켰다. 양준혁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6회 투런홈런을 작렬, 삼성이 6-0으로 이기는 데 수훈을 세웠다. 지난 1993년 데뷔한 양준혁은 이날 홈런으로 올해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두 자릿수 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데뷔 첫 해 23개의 홈런을 때려낸 양준혁은 지난해까지 모두 5차례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30홈런을 넘어선 것도 3번이나 된다. 개인 최다 홈런은 지난 2003년 기록한 33개다. 이 부문 1위는 15년 연속 10개 이상을 때려낸 장종훈(한화 코치). 장종훈은 1988년부터 2002년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양준혁은 내년에도 10개 이상을 칠 경우 장종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송진우의 대기록 수립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양준혁의 한 방으로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송진우는 1회 3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경기 중반 공이 몰리면서 큰 것 두 방을 허용,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3회까지 상대한 9명의 타자 중 6명을 삼진처리한 송진우는 4회 1사 후 조동찬에게 첫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후속 양준혁을 1루땅볼과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하며 관록을 과시했다. 하지만 5회 선두 김한수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박진만에게 구사한 2구째 134km 직구를 통타당해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2,3루를 노련하게 넘겼지만 6회에는 양준혁에게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2-0으로 앞선 6회 1사 뒤 조동찬의 내야안타 후 등장한 양준혁은 볼 1개를 고른 뒤 126km짜리 가운데 높은 체인지업을 그대로 후려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결국 송진우는 6회를 마친 뒤 교체됐고 대망의 200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양준혁은 8회에도 우전 적시타로 쇄기타점을 올리며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삼성 승리의 뒤에는 배영수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역투도 있었다. 대기록의 제물이 되지 않으려는 듯 그는 최고 구속 150km짜리 직구를 뻥뻥 꽂으며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2회 선두 김태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지만 1사 1,2루에서 클리어와 심광호를 잇따라 삼진처리하면서 힘을 냈다. 3회와 4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은 뒤 몰린 5회 1사 2,3루에선 2루땅볼과 2루수 내야플라이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4-0으로 넉넉하게 앞선 6회 연경흠과 데이비스를 잇단 삼진으로 잡아낸 그는 권오준과 임무를 교대하고 피칭을 마쳤다. 삼성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면서 배영수는 시즌 5승(8패)째를 품에 안았다. 지난 6월 6일 잠실 LG전 이후 2달 여만에 거둔 승리다. 이날 기록은 5⅔이닝 7탈삼진 2피안타 2볼넷 무실점. 이로써 삼성은 시즌 49승(3무 29패)을 거두며 50승 고지에 1승만을 남겨뒀다. 또 최근 3연승으로 2위 한화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workhorse@osen.co.kr 6회초 1사 2루서 양준혁으로부터 투런 홈런을 맞은 한화 선발 투수 송진우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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