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를 키울 줄 아는 팀은 역시 다른가. 일일이 간섭하며 뜯어고치기 보다는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일약 클리블랜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추신수(24)가 당분간 내키는 대로 뛰고 달리고 휘두를 수 있게 됐다. 젊은 에릭 웨지(38) 클리블랜드 감독은 6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으며 "당분간 그를 터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웨지는 이날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 이상의 인상적인 활약을 젊은 선수에게 요구하긴 어렵다"면서 "한 부분만 보고 말하는 게 아니다. 공격 수비 베이스러닝 모두 뛰어나다. 과도한 기대는 자제하겠지만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만은 사실"이라고 흡족해 했다. 그는 또 "요즘 활약으로 봤을 때 지금은 그가 마음껏 플레이하도록 옆에서 지켜봐야만 한다"면서 "우리가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빅리그로 불러올린 이유가 (지금까지 활약으로) 입증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웨지는 "시간과 뛸 공간을 더 제공할 생각이다. (빅리그에) 익숙해지면 그 때 가서 (문제점을) 살펴볼 생각이다. 일단은 시간을 줘야 한다. 벌써부터 (뜯어고치기 위해) 과도하게 나서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라고 말해 시간을 두고 추신수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애틀 시절 추신수는 '최고 유망주 중 하나'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구단 고위층의 '꽉 막힌' 사고 탓에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어쩌다가 빅리그에 승격돼도 당장 안타를 치지 못하면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한 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다르다. 일단 잘하고 있으니 당분간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감독이 직접 내비친 것이다. 실컷 뛰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추후에 천천히 수정해 가면 된다는 것이다. 달라진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지 추신수는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4일 보스턴전에서 생애 최초로 빅리그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5일 디트로이트전에선 2루타 2개와 호수비, 빠른 주력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6일 경기는 상대 선발이 좌완 케니 로저스였음에도 불구하고 7번타자로 선발출전해 몸 맞는 공과 고의사구로 2번 출루했다. 클리블랜드는 90년대 이후 '팀 케미스트리'가 유독 좋은 팀으로 꼽힌다. 왁자지껄한 클럽하우스에서 서로가 격려하며 야구를 즐기는 팀이다. 열정적이며 성공에 굶주려 있는 추신수으로선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팀을 찾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한국 팬들도 '인디언' 추신수가 마음껏 치고 달리는 모습을 당분간은 마음 푹 놓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workhorse@osen.co.kr 에릭 웨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