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경쟁' 두산, '공동의 적' 되나
OSEN 기자
발행 2006.08.07 10: 38

“두산보다는 우리가 낫지 않냐”(김봉근 KIA 투수코치). “그건 그렇지. 하지만 다 경쟁자 아니냐”(이광근 현대 주루코치). 지난 6일 수원구장 KIA전을 앞두고 이광근(45) 현대 코치는 동기생인 KIA 김봉근(45) 코치와 나눈 이야기를 웃으면서 털어놨다. 이 코치는 경기 전 훈련 교대시간에 김 코치를 잠깐 만났는데 “이 코치, 우리보다는 두산이 더 힘들지 않냐. 그만 좀 괴롭혀라”며 현대가 유독 KIA만 만나면 펄펄 날며 발목을 잡는 것에 한숨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이날은 KIA가 승리했지만 전날까지 2승 10패로 현대에 절대 열세였다. 김봉근 코치의 이 말은 투타 전력이 탄탄하고 끈질긴 두산이 4강에 올라 포스트시즌서 현대와 대결하기 보다는 KIA가 상대하기 낫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로 '좀 살살하라'는 말이었다. 즉 두산이 4강에 올라가게 하기보다는 KIA를 밀어줘 4강에 오르게한 뒤 맞붙는 것이 어떠냐는 주장이었다. 이 코치는 일단 “그건 그렇지. 하지만 다 경쟁자지 뭐”라며 화답했다. 이 코치로부터 김 코치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현대 코치들은 “그거 말되네”라며 김 코치의 주장에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이 KIA보다는 상대하기 껄끄럽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두산은 삼성 한화 현대 등 상위권 3개팀들 조차도 꺼려 하는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선두 3강도 두산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막강 투수력과 빠른 발이다. 리오스-랜들-박명환-이혜천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과 김명제-정재훈의 불펜진을 뚫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이종욱 손시헌 전상렬 임재철 고영민 나주환 등 발빠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 코치들은 “두산은 1점 차에서 힘을 내는 팀이다. 빠른 선수들이 많아 1점 차 승부에 강하다. 투수력이 좋은 것은 물론”이라며 두산을 상대하기 힘든 팀으로 여기고 있다. 현대는 올 시즌 두산전서 4승 8패로 열세다. 이런 인식은 7개구단 모두 비슷하다. 두산은 투타 전력도 괜찮은 데다 물고 늘어지는 끈기도 있어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면 상대하기 힘든 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렇듯 두산을 ‘공동의 적’으로 여기는 팀들이 많은 탓에 두산은 앞으로 행보가 더 험난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4위를 놓고 현재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KIA SK는 물론 선두 3강, 그리고 서울 라이벌 LG까지도 두산을 견제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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