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씨름 대표해 프라이드 도전"
OSEN 기자
발행 2006.08.08 12: 17

"씨름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씨름을 대표해 프라이드에 도전하는 것이다". '모래판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이태현(31)이 종합격투기 무대인 프라이드 FC에 진출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이태현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가진 프라이드 진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의를 무시한다면 씨름 대표로서 도망자라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며 "당당하게 맞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씨름이 부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프라이드 FC를 주최하는 DSE의 사케키바라 노부유키 대표와 다카다 노부히코 프라이드 총괄본부장도 참석해 이태현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이태현과의 일문일답. - 프라이드에 진출하는 소감은. ▲ 그동안 씨름은 내 인생의 전부였다. 오늘의 이태현을 있게 해준 씨름계 감독, 선후배, 동료, 관계자,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드린다. 프라이드라는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 프라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 개인적인 생각에 K-1은 무에타이에 가깝지만 프라이드는 씨름, 유도, 주짓수, 태권도, 복싱 등 여러 종목이 합쳐 최고의 강자를 겨루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프라이드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해 살도 빠진 것 같다. 하지만 씨름의 대표로서 프라이드의 제의를 무시한다면 도망자라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당당하게 맞서 프라이드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씨름계에서 느끼는 박탈감이나 배신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씨름을 은퇴하고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프라이드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투지가 되살아났다. 내가 프라이드에서 열심히 하면서 씨름이 부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프라이드 진출설 보도가 나온 후 잠적했는데. ▲ 씨름을 은퇴하고 여행을 갔던 것은 사실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언론에서 진출 보도가 나온 것을 보고 당시 결심을 굳힌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이 당황했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동해안 여행을 다녀왔다. - 프라이드서 제의는 언제 왔고 결심은 언제 굳혔는지. ▲ 은퇴한 후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제의가 왔다. 씨름계에 있으면서 주위 사람들이 격투기에 진출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지만 모두 우스개 소리로 흘렸다. 은퇴한 이후에도 제의가 들어왔을 때 나를 인정해준다는 인상을 받았고 결국 동해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날 결심을 굳혔다. - 프라이드 제의가 들어와 은퇴했다는 얘기도 있다. ▲ 절대 그렇지 않다. 은퇴한 후 정말로 대학 강단에 서려고 했다. 올해 초 아무도 모르게 용인대학교 임용고시에 응시했는데 강의 평가에서 떨어졌다. 결국 강의 경력을 쌓을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은퇴했는데 그 와중에 제의가 들어왔다. - 현대 씨름단과의 법적인 분쟁은 어떻게 풀 것인지. ▲ 대화로 안되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와의 계약 문제는 대화로서 해결하겠다. - 어떻게 준비를 해왔고 프라이드를 본 적이 있는가. ▲ 프라이드를 직접 본 적은 없다. 그리고 아직 본격적으로 훈련도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대구에 차릴 체육관에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해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으로 훈련을 자주 공개하면서 주위 조언을 받으며 준비하고 언제 데뷔할지도 결정하겠다. -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은. ▲ 아무래도 가족이다.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처음에는 프라이드가 뭔지 모르고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주셨지만 아시고 나서 눈물을 쏟으셨다. - 각오는. ▲ 씨름은 한국 고유의 전통 스포츠로 세계에 내놓아도 좋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씨름은 내 인생의 전부다. 모든 걱려와 걱정도 나에 대한 사랑으로 알고 감사하게 받겠다. 프라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tankpark@osen.co.kr 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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