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마법사' 서재응, '파워피처'로 재탄생한다
OSEN 기자
발행 2006.08.08 15: 16

‘95마일을 향하여’. ‘컴퓨터 컨트롤’을 무기로 기교파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나이스 가이’ 서재응(29.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투구폼 변화를 통해 ‘광속구 투수’로 재탄생을 노리고 있다. 지난 등판 때부터 본격적으로 투구폼에 변화를 주며 ‘파워피처’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서재응은 최근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친구 이재준 씨를 통해 예전의 투구폼이 담겨진 비디오테이프를 긴급 공수받았다. 서재응에게 전달된 비디오테이프는 1998년 12월 방콕아시안게임서 대만전에 등판해 쾌투할 때 장면으로 ‘파워피처’로 활동할 때의 모습이다. 서재응은 아시안게임 출전 후 토미 존 서저리(오른 팔꿈치 수술)를 받고는 긴 재활 과정을 통해 강속구보다는 컨트롤을 앞세운 ‘기교파’로 변신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서재응으로선 어쩔 수 없는 변신이었고 현재까지 컨트롤로 빅리그에서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자로 잰 듯 정확하던 컨트롤이 약간 흔들리면서 구속 증가가 요구됐다. 그러던 차에 LA 다저스에서 탬파베이로 전격 이적한 서재응은 탬파베이에서 새로 만난 투수코치 마이크 부처로부터 투구폼을 바꾸자는 제의를 받고 예전 투구폼을 찾는 작업에 돌입했다. 부처 코치는 서재응에게 “수술 전에는 구속이 얼마나 나왔냐”고 물었고 서재응은 “94마일(151km), 95마일(153km)까지도 나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부처 코치는 ‘이제는 수술 후유증도 없고 근육도 강해졌으므로 투구폼을 예전처럼 해서 구속을 늘리자’는 의견을 냈고 서재응도 동의, 예전 투구폼으로 던지던 비디오테이프를 긴급 수배한 것이다. 다행히 98방콕아시안게임 때의 투구 장면이 담긴 테이프를 구할 수 있었다. 테이프를 전달받기 전인 이전 2경기 등판 때부터 중간에 멈추는 동작 없이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던지기 시작한 서재응은 테이프를 보면서 본격적으로 예전 파워피처 시절의 투구폼 찾기에 돌입하게 됐다. 이미 효과는 나오고 있다. 투수코치와 투구폼을 바꾸는 훈련을 한 결과 지난 4일 디트로이트전에서는 솔로 홈런 한 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볼스피드도 90마일 안팎에서 떨어지지 않는 등 평균 구속이 올 시즌 중 가장 좋았다. 비록 승리투수는 놓쳤지만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시즌 중 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혼자서 ‘컴퓨터 컨트롤’을 만들었던 서재응이기에 큰 무리없이 변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대 약점이었던 볼스피드가 증가하는 등 효과가 나오고 있어 잘만 가다듬으면 성공적인 ‘파워피처’로서 변신을 점칠 만하다. 아마시절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려대 메이저리그 진출의 계기를 만들었던 서재응이 면도날 컨트롤에 강속구 재장착까지 성공하면 특급 선발로서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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