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상 결승 투런' SK, '뜨거운 게 좋아'
OSEN 기자
발행 2006.08.08 21: 39

8회초 1사 2루. 1-1로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타 박재상(24.SK)은 상대 2번째 투수 김승회(두산)를 노려봤다. 안타 하나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 그는 끈질겼다. 파울을 4개나 쳐내며 김승회의 진을 뺐다. 그리고 풀카운트에서 맞선 9구째. 박재상의 방망이가 매섭게 바람을 갈랐다. 순간 우측 외야로 높이 뜬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우익수 강동우의 머리 넘어 펜스 안쪽에 살짝 떨어졌다. 투런 홈런. 8일 잠실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한 방이었다. 지난 2001년 프로에 입문한 박재상이 무려 5년만에 맛본 첫 홈런이었다. 그리고 SK가 4연승을 확신할 수 있었던 홈런이기도 했다. SK가 두산을 누르고 거침없는 연승가도를 질주했다. SK는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1-1 동점이던 8회 박재상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최근 4연승은 물론 8월 들어 가진 7경기서 무려 6승(1패)을 거두며 무더운 여름을 상쾌하게 보내고 있다. 이날 경기 전 조범현 감독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최근 상승세에 자신감을 얻은 덕분인지 취재진과 농담을 섞어가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즘 페이스로 볼 때 4강 진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이 엿보였다. 경기 내용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선발 김원형의 역투가 돋보였다. 지난 5월20일 수원 현대전 이후 6연패를 기록 중인 김원형은 이날 노련미 가득한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위기에선 병살을 유도하는 두뇌피칭이 빛을 발했다. 행운도 따랐다. 1-1 동점이던 비록 6회 2사 뒤 오른손 검지에 물집이 잡혀 교체되면서 연패를 끊지는 못했지만 승리투수로 기록되도 무방할 듯한 투구였다. SK는 4회 김강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선두 정근우가 볼넷을 얻자 후속 김강민이 두산 선발 이혜천으로부터 우측 2루타를 때려내 정근우를 불러들인 것. 김원형의 투구에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하던 두산은 경기 내내 끌려갔다. 3회 2사 1루, 5회 뭇하 1루, 6회 1사 3루에서 잇따라 병살타가 나와 득점에 실패했다. 특히 이종욱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친 6회에는 강동우의 희생번트 뒤 장원진이 친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연결되면서 베이스를 벗어난 3루주자 이종욱 마저 횡사해 졸지에 공수가 교대됐다. 그러나 7회 2사 뒤 상대 2번째 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두산 타선을 힘을 냈다. 홍성흔이 3루 앞 내야안타를 친 뒤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하면서 두산 응원석이 밝아졌다. 후속 손시헌의 우전안타에 이은 나주환의 투수 강습 내야안타로 1-1 동점. 흐름은 두산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SK 덕아웃에는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8회 SK 공격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또 다시 반전됐다. 흐름을 되돌인 주인공은 이진영이었다. 좌완인 이혜천에 약해 스타팅 라인업에서 빠진 이진영은 대타로 나서 김승회로부터 운전안타로 멍석을 깔았다. 정근우의 착실한 희생번트로 1사 2루. SK 덕아웃은 4회 2루타를 쳐낸 김강민 대신 좌타자 박재상을 기용했고 이는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박재상은 우월 투런포로 이날 경기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SK의 신나는 8월을 이었다. 이로써 6위 SK는 5위 두산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이며 중위권 도약을 눈앞에 뒀다. 반면 이날 경기까지 6경기 5패(1승)에 그친 두산은 SK와의 3연전 첫 경기를 내줘 다소 어려운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18일 제주 삼성전 이후 가진 13경기서 3승 10패로 슬럼프에 빠진 상태다. workhorse@osen.co.kr 박재상=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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