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하다. KIA 내야수 이현곤(26)이 요즘 펄펄 날고 있다. 이현곤은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3루수겸 9번타자로 출전해 솔로홈런 포함 5타수4안타 1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다시 말해 나가면 모두 들어왔다. 팀은 이현곤 덕에 9-2 대승을 거두었다. 이현곤의 8월은 열대야 만큼이나 뜨겁다. 8월 8경기에서 25타수 10안타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이 자그마치 4할에 이른다. 군 복무 후 본격적으로 출전한 7월에도 타율 2할7푼3리, 8타점, 7득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현곤은 지난해 3월 군 입대 후 광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다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4월초 갑상선 질환으로 의병제대했다. 당시 서정환 감독은 “당장 쓸 데가 없다. 대타나 대수비로 기용하겠다”면서 탐탁치 않게 여겼다. 왜냐하면 이현곤의 텃밭이었던 3루는 외국인 타자 마이크 서브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입대 전까지 이현곤은 KIA의 주전 3루수였다. 서브넥이 30홈런 이상을 기록해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이현곤이 눈에 들어올 일이 없었다. 이현곤 역시 훈련 부족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렇게 4~6월 3개월동안 1군과 2군을 오가며 후보 신세가 됐다. 그러나 서브넥이 퇴출되고 새로운 용병 스캇이 올 때까지 한 달 동안 기회가 생겼다. 이현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텃밭을 회수했다. 타격 컨디션을 되찾더니 연일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었다. 공격뿐만 아니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해 서정환 감독을 매료시켰다. 결국 서정환 감독은 주전 3루수 후보로 데려온 스캇을 외야수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현곤이 공수에서 맹활약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자 도저히 뺄 수 없던 것이다. 오히려 이현곤이 포지션을 놓고 서정환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주었다. 텃밭을 수복하자 이현곤은 더욱 힘을 내 팀을 4강권에 올려놓는 공신이 되었다. 아직 타수는 적지만 타율 2할9푼1리(93타수 27안타)를 기록하고 있어 3할까지 넘보고 있다. 아무래도 KIA의 3루는 이제 이현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넘보지 못할 것만 같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