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지만 정신력으로 싸우겠다". 오는 11일부터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비타 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2006에 출전하는 한국 농구대표팀이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로 가득차있다. 11일 터키전을 시작으로 12일 리투아니아전, 13일 이탈리아전을 거쳐 15일 미국과 상대하는 한국의 목표는 1승이라도 거두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더라도 박수를 받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 르브론 제임스 등 미국프로농구 NBA 간판급 선수들이 모인 미국을 이기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터키 리투아니아 이탈리아도 세계 무대에서 상위권이 전력을 갖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미국을 위협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다짐 속에는 '적어도 1승'이라는 마음이 가득차 있지만 현실적으 본다면 1승이 아니라 망신을 당하지 않는 정도가 적당할 정도다. 여기에 100% 컨디션을 갖고 싸워도 이기기 힘든 상대인 데도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프로농구 시즌이 끝난지 3개월 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가드 강혁은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아 WBC 출전이 힘든 상태고 NBA 밀워키 벅스의 하승진과 함께 센터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김주성(원주 동부)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다친 목 부위가 아직까지 정상이 아니다. 김주성은 "목 부위가 완전히 낫기 위해서는 아예 뛰지 말아야 하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승진의 컨디션이 좋은 것도 아니다. 최부영 대표팀 감독의 말에 의하면 NBA 시즌이 끝난 뒤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아 조금만 뛰더라도 금방 피로의 기색을 느낀다는 것. 여기에 양동근(울산 모비스)과 김승현(대구 오리온스)은 아킬레스건 부위가 좋지 못하고 이규섭(서울 삼성)도 무릎과 발목이 좋지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이규섭은 지난 8일 청소년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찍혀 왼쪽 눈밑이 3cm 정도 깊게 찢어지는 부상까지 당했다. 또 포지션이 같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방성윤(서울 SK)은 시즌 도중 다쳤던 흉부가 거의 아물었지만 완전하지 않다. 그나마 대학에서 뛰는 선수와 대표팀 내 유일한 고교생인 김진수만이 컨디션이 좋지만 이들만으로 미국을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최부영 감독은 그 어느때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혼을 주문한다. 최 감독은 "대표팀은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곳이 아니다. 선수들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잘 알지만 사정 다 봐준다면 뛸 선수가 없을 것"이라며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뛰어야 대학에 있는 선수들이 그걸 보고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 감독은 "다른 나라들이 2경기씩 치르는 데 비해 우리는 4경기를 갖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다"며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체력을 안배하는 동시에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봄으로써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대비하는 기회로 삼겠다. 물론 망신당하지 않도록 지더라도 박수받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