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긴 아들을 대신해 어머니가 특별한 날을 맞아 전 회사에 감사의 표시를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미담이다. 그런데 야구판에서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 주인공은 삼성 조현근(21)의 어머니 박정수(47) 씨. 지난달 12일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조현근은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프로 2년차. 주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36경기에 나와 방어율 4.00을 기록, 나름대로 의미 있는 첫 시즌을 보냈다. 올해에는 등판 횟수가 줄어 들어 2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다가 지난달 12일 우완 김덕윤과 맞트레이드로 고향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이적 후에는 3경기에 나서며 서서히 새 팀 적응을 시작하고 있다. 일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소속팀을 옮기면 이전 조직에 관해서는 관심을 끊는 게 일반적인 현상. 특히 조현근처럼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처지에선 과거보다는 미래가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조현근의 어머니 박 씨는 '옛정'을 잊지 못했다. 머나먼 타향 서울에서 아들을 거두고 키워준 공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9일 잠실 SK전에 앞서 두산 선수단에 선물을 보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이 말복인 점을 감안, 냉동 수박 5개와 치킨 20세트를 선수단 앞으로 보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랬다. 옛 동료의 어머니가 정성껏 건넨 음식을 받아든 선수들은 경기 전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하며 힘을 얻었다.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 홍성흔이 직접 전화 통화로 박 씨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은 물론이다. 박 씨의 이런 행동은 두산측을 한껏 감동케 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트레이드된 선수의 부모가 이전 소속팀에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보낸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박 씨의 마음 씀씀이에 말을 잇지 못했다. 각박한 요즘 세상, 특히 경쟁과 승리 만이 최우선인 프로 스포츠계는 때로는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에는 아직 서로를 배려하는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먹거리를 건넸다는 사실을 넘어 박 씨의 특별한 마음 씀씀이는 훈훈한 미담이 되기에 충분했다. 조현근은 지난해 두산에 입단하면서 계약금으로 8000만 원을 받았고 올해 연봉은 2700만 원이다. workhorse@osen.co.kr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적' 조현근 어머니, 두산에 '선물'
OSEN
기자
발행 2006.08.09 1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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