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태극호'의 수비라인을 이끌었던 '맏형' 최진철(35.전북)의 모습을 더 이상 대표팀에서 볼 수 없다. 독일에서 귀국하면서 대표팀과 안녕을 고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1기 베어벡호'에서는 '제2의 최진철 찾기'가 한창이다. 이제 대표팀의 수비진을 이끌 선수로는 '성남의 듀오' 김영철(30)과 김상식(30). 이들과 함께 할 '새 얼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은 좁다. 대만전(16일.아시안컵 예선) 엔트리가 20명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아야 4~5명 정도가 중앙 수비수로 이들과 발을 맞출 수 있다. 일단 김영철과 김상식 외에 김진규(21.이와타)는 대만행 비행기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만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9위의 약체이지만 과거 '오만 쇼크', '몰디브 쇼크'를 경험한 대표팀으로선 이들 '월드컵 멤버'을 데려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핌 베어벡 감독이 포백 수비라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2명의 자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이 이번에 14명의 수비수를 뽑으면서 전문 중앙 수비 요원으로 분류한 인원은 1차 입소 28명 중 6명. 면면을 살펴보면 김영철과 김상식을 비롯해 조성환(24.포항) 정인환(19.전북) 조병국(25.성남) 조용형(22.제주) 등이다. 이들은 대만전 엔트리 발표 전날인 9일 훈련까지도 베어벡 감독의 강도높은 마지막 시험을 받았다. 오전 훈련에서 조용형-조성환, 조용형-정인환(2차례), 김영철-조병국(2차례), 김영철-조상환, 김상식-조성환 조합이 11대11 미니게임에서 가동됐다. 오후 훈련에서는 '검증 받은' 김영철과 김상식이 빠진 채 '젊은 피 4인방'들이 포백 라인에 번갈아 나서며 헤딩 클리어링과 조직력 훈련을 받았다. '새 얼굴'에 대한 베어벡 감독의 시험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대만전 엔트리 합류는 2006 남아공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베어벡 감독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다. 경쟁자들 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간 것이며 이들을 밀쳐내고 차기 월드컵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단 이들은 10일 오후 3시 베어벡 감독에게 직접 심판을 받게 된다. 살아남은 한두 명은 최진철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떼게 된다.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누가 과연 베어벡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iam905@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