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뉴스를 진행하는 것이 아나운서의 ‘로망’인 시대는 이제 지났다. 10년 전만 해도 아나운서 시험을 보는 지원자 대부분은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며 정보 전달에 앞장서는 뉴스를 비롯, 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당시 ‘스타’ 아나운서하면 간판 뉴스를 진행하던 신은경, 정혜정, 백지연, 한수진 앵커를 떠올렸다. 2002년 KBS 아나운서 28기로 입사한 강수정 아나운서 역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이미 ‘스타’ 아나운서이지만 지난 3월 ‘연예가 중계’MC를 맡으면서 “뉴스진행을 해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연예가 중계’도 연예가 뉴스를 다루는 것이라 한(恨)을 풀었다”고 말해 뉴스진행이 자신의 로망이었음을 간접 표현했다. 하지만 최근 입사한 아나운서들은 꼭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하기를 희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2년차인 한 아나운서는 “요즘은 어떤 프로그램이 더 좋다, 아니다라고 가치를 두지 않는 거 같다”며 “꼭 뉴스가 아니라도 자기가 하고 싶어 하고 잘 할 수 있는 쪽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아나운서는 “요즘 동기들을 보면 오히려 뉴스보다 오락프로그램을 더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자신은 그래도 뉴스와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신입 아나운서 역시 “꼭 뉴스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뉴스, 교양과 오락프로그램 장르를 넘나드는 김경란, 노현정 아나운서를 본 받고 싶다”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20년 전 아나운서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는 한 방송관계자 역시 “이미 12,3기 KBS 아나운서부터 뉴스, 교양 프로그램만을 고집하지 않고 오락프로그램을 희망하는 쪽으로 경향이 바뀌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재벌 3세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노현정 아나운서 역시 정작 오락프로그램에서 떠 ‘스타’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예비 신랑인 정대선 씨는 “TV를 통해 본 노 아나운서의 모습에서 마음이 선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여서 적극 구애했다”고 밝히고 있다. 건조한 느낌의 뉴스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참 아나운서들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스타’아나운서와 재벌가의 결혼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오락프로그램을 희망하는 아나운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다. bright@osen.co.kr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뜬 노현정 아나운서/K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