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축구대표팀의 핌 베어벡 감독이 닷새간의 훈련을 지켜본 뒤 10일 오후 3시 대만행 비행기에 오를 20명의 태극전사들을 발표한다. 새 얼굴들은 첫 대표팀 발탁에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주전 경쟁에 나선 이들이 있다. '부동의 골리' 이운재(33.수원)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주전 골키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용대(27.성남)와 김영광(23.전남)이 대표적인 주인공들이다. 이운재의 그늘에 가려 독일 월드컵에서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이들은 대만전(16일.아시안컵 예선) 엔트리에 무난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목표는 엔트리 진입 보다는 '베스트 11' 진입에 맞춰져 있다. 베어벡 감독 역시 미니게임을 치를 때면 이들을 양 팀에 배치하며 그라운드에 서게 해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 '신예' 정성룡(21.포항)과 성경일(23.전북)은 각각 이들에 붙어 감각을 익히고 있는 정도다. 대표팀의 코사 골키퍼 코치는 김용대에 대해선 "침착하고 경기를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고 김영광에 대해선 "빠르고 민첩하다. 무엇보다 강한 승부욕을 가진 게 장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 간에 '비교우위'는 있지만 '절대우위'는 없다는 말이다. 주전 경쟁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표팀 경력을 따지자면 둘 다 '도토리 키재기'지만 프로무대에서는 김용대가 김영광 보다 4년이나 더 뛰었다. 아무래도 김용대의 경험이 앞서는 인상이다. 하지만 김영광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김영광은 "(김)용대형은 좋은 선배이고 좋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은 기량을 늘게 한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김용대를)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주전에 대한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후배의 가파른 성장을 잘 알고 있는 김용대는 미소를 띄고 있지만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부터는 미간을 좁히고는 몸을 날려 선방 행진을 펼치고 있다. 대만전 엔트리 발표 이후 가속화될 이들의 주전 경쟁. 한 여름 불볕 더위 만큼이나 뜨거워질 전망이다. iam905@osen.co.kr 파주 NFC서 점프 훈련 중인 김영광(왼쪽)과 김용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