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맨' 홍성흔, '감독들이 가장 원하는 선수'
OSEN 기자
발행 2006.08.10 11: 25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나이스 가이’ 서재응(29.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지난 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서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뒤 조 매든 탬파베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매든 감독은 서재응을 가르켜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든 감독이 이처럼 극찬한 것은 서재응의 3가지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마운드에서 좋은 구위로 호투하는 실력, 덕아웃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는 점, 그리고 경기장에서 상대에게 지기 싫어하는 강한 승부욕 등 3가지 점을 두루 갖췄기에 매든 감독은 “모든 감독이 원하는 선수”라고 평한 것이다. 그럼 한국야구에서 많은 감독들이 함께 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서재응이 매든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던 날 한국야구에서는 두산 포수인 ‘오버맨’ 홍성흔(29)이 서울과 부산에 있는 감독들로부터 동시에 인정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현대전을 앞두고 있던 강병철 롯데 감독은 오는 11월말 열리는 2006 아시안게임 출전 한국대표팀 선발에 대해 기자들과 환담 중 홍성흔을 적극 대표로 추천했다. 강 감독은 “아마도 이번 대표팀에 중고참급 스타들은 힘들다며 모두 대표를 사양할 것이다. 설령 뽑혀서 나간다 해도 열심히들 뛸지 의문”이라면서 “홍성흔은 그래도 대표로 나서게 되면 열심히 할 선수다. 중고참급으로 선수단 분위기도 살리고 몸이 안좋아도 제 몫을 해줄 선수”라며 김재박 대표팀 사령탑이 적극 선발해야 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홍성흔과 같은 팀 소속이었던 적은 없지만 2000 시드니올림픽에 코칭스태프로 참여했을 때 직접 지켜봤고 그동안 국내 프로에서 뛰는 모습을 본 결과 홍성흔을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 리더감으로 평가한 것이다. 강 감독의 평가를 전해 들은 김재박 감독은 말은 안했지만 수긍하는 태도였다. 또 이날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기자들과 마주친 김무관 대표팀 타격코치(롯데)는 강 감독의 평가를 듣고는 “성흔이가 나온답니까”라며 화색이 돌았다. 기자들이 “그런 것은 아직 아니고 대표팀을 이끌 선수라는 평가”라고 하자 다소 씁쓸한 입맛을 다셨을 정도로 홍성흔을 대표팀 주축 선수로 점찍어 놓고 있음이 엿보였다. 부산에서 이처럼 홍성흔을 두고 칭찬하고 있을 무렵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조범현 SK 감독이 홍성흔 호평에 침이 마르고 있었다. 경기 전 기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조 감독은 전날(8일) 홍성흔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조 감독은 홍성흔이 전날 경기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데 이어 볼이 빠진 사이 2루에 또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점을 높이 샀다고 한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코치로 참여해 홍성흔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던 조 감독은 “저런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홍성흔 칭찬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다른 팀 선수이지만 홍성흔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분위기 메이커로서 다소 오버라고 보일 정도로 팀 분위기를 살리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소속팀 두산 김경문 감독은 홍성흔을 가장 잘 알고 인정하는 사령탑임은 물론이다. 홍성흔에게 올 시즌 주장을 맡긴 것이 단적인 예다. 이처럼 홍성흔은 많은 국내 감독들로부터 실력과 분위기 메이커로서 팀을 이끄는 ‘리더’감으로 인정받고 있는 ‘행복한 선수’이다. 올 시즌 현재 타율 2할6푼3리, 5홈런 33타점으로 포수로서 공수에서 안정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홍성흔이 2006 아시안게임 한국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선수로 뛸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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