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조직력 맞추기 힘들지만 재밌어요"
OSEN 기자
발행 2006.08.10 17: 39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에 웬지 낯설어 보이는 얼굴이 하나 있다.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귀화한 외국인이냐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엄연한 한국인이다. 바로 김민수(24, 경희대, 202cm). 아르헨티나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민수는 농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농구를 즐겼고 보카 주니어스 유소년 클럽을 거쳐 지난 2002년까지 소셜 라누스라는 클럽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생활고가 시작됐고 이 때문에 옷가게 점원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를 한국에서 모시기 위해 김민수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지난 2002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혹독한 최부영 경희대 감독 밑에서 지도를 받은 김민수는 2004년 대학입시에서 외국인 특례입학으로 경희대에 들어갔고 지난 2004년 11월 국적을 취득, 결국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아버지의 영향 덕분인지 김민수의 탄력은 그야말로 고무공이다. 대학 무대서 튄공잡기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김민수는 덩크슛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 세계 무대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높이의 열세를 겪고 있는 한국 농구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하승진 서장훈 김주성으로 대표되는 한국 농구의 센터진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를 4년 가까이 지켜본 최부영 대표팀 감독은 아직까지 김민수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다. 대표팀 연습경기에서 슈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직접 슛을 쏘자 최 감독은 얼른 특유의 걸쭉한 욕설과 함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민수는 언제나 싱글벙글하다. 특히 그에게 있어서 미국 드림팀과 맞붙는 비타 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2006 대회는 자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아직까지 한국말이 서툰 김민수는 "대표팀에서 뛰면서 조직력을 맞추는 것이 힘들지만 언제나 즐겁다"며 "늘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농구에 힘을 불어넣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tankpar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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