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의 유일한 킬러' 안정환, '외롭네'
OSEN 기자
발행 2006.08.11 12: 13

'반지의 제왕' 안정환(30)은 잠시 외로웠다. FA컵 출전 선수와 핌 베어벡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태극전사가 8명 밖에 남지 않은 11일 오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안정환은 이날 8명 선수 가운데 유일한 공격수였다. 김영철 김상식 장학영 김두현 김용대(이상 성남) 김정우(나고야) 오범석(포항) 등이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정환은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치와 개인 맞춤식 훈련을 소화했다. 골키퍼 김용대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패싱 게임을 하는 동안 안정환은 공격수에 필요한 슈팅과 움직임에 대해 따로 훈련을 받았다. 베어벡 감독이 포지션별로 훈련 메뉴를 별도도 나눴기 때문에 안정환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없었다. 안정환은 이어 선수들이 모여 크로스에 이은 슈팅 훈련을 할 때도 그 대열에 끼지 않았다. 그는 강훈 트레이너와 함께 그라운드 주변 터치라인을 따라 달리기만 했다. 다른 선수들이 멋진 슈팅을 날리며 코칭스태프들이 연방 "와우"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내는 동안 발이 근질거릴 만도 했지만 애써 외면하며 러닝에 집중했다. 이윽고 슈팅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전체 훈련 일정을 마치고 '쿨 다운'을 시작하며 멀리서 뛰고 있는 안정환에게 "형 같이 뛰어"라고 고함을 쳤지만 외롭게 훈련한 안정환은 고개를 돌리고는 총총 걸음으로 숙소로 들어갔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선수들은 모두 웃었다. 이날 한시적으로 대표팀 내에서 유일한 공격수였던 안정환. 13일이면 조재진(시미즈) 박주영 정조국(이상 서울) 이천수 최성국(이상 울산) 등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출 같은 포지션 선수들이 파주NFC에 입소한다. 하룻동안 외로웠던 안정환도 이틀 후면 다시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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