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24.클리블랜드)의 기세가 무섭다.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실력이 이 정도나 됐나" 하는 찬사가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온다. 요즘 모습만 봐서는 아메리칸리그 그 어떤 타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올 시즌 15경기에 나선 추신수는 어느덧 시즌 타율 3할4푼(47타수 16안타)을 기록했다. OPS가 정확히 1.000이다. 시애틀에서의 4경기 성적(타율 0.091)을 포함한 수치다. 클리블랜드 이적 후 기록은 엄청나다. 11경기 타율이 4할1푼7리. 출루율 5할에 장타율 6할9푼4리다. 홈런 2개에 12타점. 36타수 동안 볼넷 5개를 얻은 반면 삼진은 8개에 불과하다. 최근 4경기 연속안타에 2경기 연속 3안타, 9경기 연속 출루를 잇고 있다. 이같은 어마어마한 성적의 비결은 '무심 타법'에 있었다. 그는 11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이 끝난 뒤 지역 신문'컬럼버스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생각하지 말자' '볼을 제대로 보고 플레이하자'는 생각만 내 마음 속에 가득하다"고 밝혔다. 새 팀에서 하루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항상 그랬듯 자기만의 야구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선수단 전원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국은 팀이 승리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내 기록보다는) 경기서 이기는 걸 더 좋아한다. 지는 건 싫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며 의젓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추신수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그의 맹활약상을 연일 접하고 있는 국내 팬들도 "추신수를 반드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단을 통솔할 김재박 현대 감독은 "추신수 선발 문제는 선발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요즘 활약이 꾸준히 지속될 경우 선발위가 추신수를 뽑지 않으려면 상당한 명분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