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라이벌 FC 서울에 극적인 승부차기 승리를 챙긴 차범근 감독은 '축구 드라마'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차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FA컵 8강전에서 역전을 허용했다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3분 천금같은 동점골로 균형을 이뤘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겨 짜릿한 승리의 쾌감을 만끽했다. 경기 장면을 돌아보면 차 감독의 말에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수원은 후반 9분 실바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다 후반 22분과 32분 내리 두 골을 얻어맞아 1-2로 뒤졌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수비수 마토가 프리킥을 서울 골망에 꽂아 천신만고 끝에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수원은 승부차기 들어 두 번째 키커 실바가 실축해 낙담했다. 여기서 골키퍼 박호진이 두 차례 선방행진을 벌여 말 그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차 감독은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훌륭한 경기라고 했다. "너무 좋은 경기였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프로축구 최고의 라이벌전이었던 만큼 경기장 분위기도 최고였다. 차 감독은 대회 16강 대전 시티즌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어낸 골키퍼 박호진에 대해선 "서울의 대표급 선수들의 킥을 훌륭하게 막아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차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는데 조직력을 끌어올려 FA컵은 물론 후기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영입된 백지훈에 대해서는 대표팀을 오가며 활동해야 하는 점을 감안, 시간을 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iam905@osen.co.kr > 차범근 감독이 경기 후 관계자의 축하를 받고 있다./상암=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