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긴 영화 이름을 단순 명쾌한 석자로 줄이는 게 요즘 마케팅 담당자들의 숙제다. 올해 초 234만명 관객을 동원했던 '달콤, 살벌한 연인'은 '달살련'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해졌다. '달살련' 팬클럽까지 생겨났고, 순 제작비 9억원짜리 작은 영화는 투자사 CJ에 생각지도 않았던 큰 수익을 안겼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수없던 스릴러와 로맨틱 코미디의 절묘한 만남이 흥행 첫번째 이유지만 영화 마케팅 측면에서는 석자 '달살련'의 간결한 어감 또한 일조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긴 이름 짧게 줄이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지현 주연의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여친소', 한국영화 사상 가장 긴 제목이라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은 '홍반장'으로 정식 영화명보다 줄인 제목이 더 자주 쓰였다. 이외에도 영화 홍보사가 머리를 짜내서 '석자 줄이기'로 탄생시킨 영화 제목들은 숱하다. 개봉을 앞둔 영화중에서는 김승우 장진영 주연의 '연애, 그 참을수없는 가벼움'이 '연애참'으로 홍보를 시작했고, 강동원 이나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우행시'란 독특한 별칭을 만들었다. '3글자 단어가 가장 부르기 쉽고 잘 기억된다'는 게 애써 긴 영화제목을 석자로 줄이려는 마케팅 담당자들의 논리다. 지난 대선 당시 정치권에 가장 유행했던 '노사모' 역시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을 석자로 줄여 인터넷에서 반향을 얻은 뒤로 한동안 '박사모'(박근혜), '고사모'(고건) 등 'O사모' 줄이기가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긴 제목을 그대로 고수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우마 서먼 주연의 신작 외화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이 별다른 줄임말없이 그대로 영화 홍보에 나서는 중이고, 지현우의 멜로 '사랑하니까, 괜찮아'도 8자로 긴 편이다. 또 신현준 권오중 최성국의 코미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도 아직까지는 풀네임을 고집하고 있지만 언제 '김관장'이나 '삼관장'으로 바뀌어 불릴 지 지켜볼 일이다. mcgwire@osen.co.kr '달콤, 살벌한 연인'의 영화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