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적시장이 닫히는 시점은 이달 말까지. 18일 밖에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안정환(30)은 아직까지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초조해 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겨울 이적시장이 열릴 때까지 4개월을 쉰다는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는 의중이다. 안정환은 13일 파주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심경을 밝혔다. 안정환은 "빅리그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다. 은퇴할 때까지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서 뛸)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팀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4개월) 쉴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 내용을 보면 안정환의 유럽 에이전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빅리그 입성을 위해 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나오고 싶지만 안정환은 크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터키에서 들어온 오퍼도 배제 대상이 아님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이어 한국이나 일본으로는 복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럽과의 수준차 탓이 아니라 이미 경험한 무대라는 점을 들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룬 게 많다. 팀이 우승하는 것도 지켜봤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한국과 일본 복귀설을 일축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일본 무대로 넘어가면서 '무적 선수'로 한 동안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영향인지 당시 겪었던 아픔을 경험 삼아 안정환은 초월한 인상을 줬다. 그는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불안함은 없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편하게 대처하고 있다. 즐기고 있다"는 말로 현재 심경을 밝혔다. 또한 안정환은 "독일 월드컵 이후 은퇴하고 싶었다"는 깜짝 발언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선배들인 홍명보, 황선홍 코치와 같이 대표팀에 기여한 뒤 이동국(포항)과 조재진(시미즈) 등 앞길이 창창한 후배들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이적하게 되면 나이도 있는 만큼 프로팀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탈락해 당분간은 대표팀 생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퇴 시점은 멀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iam905@osen.co.kr 파주=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