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왕' 김상식, 비결은 '내기'
OSEN 기자
발행 2006.08.13 16: 45

'내기는 내 족구의 원천!'. 축구대표팀은 종종 그라운드에 네트를 친 뒤 족구로 몸을 푸는 훈련을 한다. 그 중에서도 족구만 하면 '휘파람'을 부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식사마' 김상식(30.성남)이다.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통하는 김상식은 족구를 할 때면 다리를 쭉 뻗어 허공을 가르는 스파이크로 상대 코트에 볼을 꽂는다. 여간해선 김상식의 볼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족구왕'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김상식은 어느 개그 코너처럼 "나만 되는겨"를 외친다. 특유의 강스파이크가 유독 자신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전매특허'라는 것이다. 광주 상무에서 복무한 덕분에 군대에서 족구 기술을 터득한 것일까. 아니면 누구에게 전수받은걸까. 아니었다. 스스로 깨우친 결과였다. 어릴 적부터 프로팀에서 족구를 해왔는데 선배들과 각종 내기를 하면서 수도 없이 패한 결과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그는 "선배들과 족구를 해오면서 음료수 내기 등을 해왔는데 엄청나게 졌다. 그러던 어느 날 독기를 품고 힘껏 때렸는데 이상하게 잘 맞더라. 그 때부터 족구에 대한 감을 잡았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대표팀에서는 누가 가장 족구를 못할까. 이에 대해 '족구왕' 김상식이 입을 열었다. 그는 "아마도 김남일과 이을용, 안정환이 한데 뭉치면 '바보팀'이 될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앞에서 이 얘기를 듣고 있던 1년 선배인 안정환이 째려보며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자 머쓱한 듯 김상식은 "그만 할게요"라며 숙소로 돌아갔다. 족구 얘기만 나오면 신나는 김상식과 반대로 족구의 '족'자만 나와도 고개를 떨구는 안정환의 모습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iam905@osen.co.kr 김상식이 지난 5월 월드컵을 앞둔 훈련 중 가진 족구 경기서 설기현의 마크를 받으며 스파이크를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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