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를 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위기 관리 능력이 없던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비타 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 2006 대회에서 이탈리아에 61-96으로 무려 35점차 참패를 당한 한국의 최부영 감독이 선수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떨어진 것을 패인으로 지목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풀릴 때와 풀리지 않을 때의 모습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농구의 현실"이라며 "이탈리아가 아니라 어떤 팀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려면 위기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위기 관리 능력은 훈련보다 경험이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테크닉이 조화가 이뤄야 생기는 것"이라며 "결국 세대교체를 하면서 오늘과 같은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고 생각했다. 이탈리아전을 되새기면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감독은 "강동희(원주 동부 코치)나 허재(전주 KCC 감독) 같은 선수가 있었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을 것"이라며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위기 관리 능력이 너무나 떨어졌다. 특히 김승현이 오늘처럼 턴오버를 많이 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자마자 "이런 경기를 해놓고 인터뷰를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한 최 감독은 "오늘과 같은 경기를 보여준 것이 바로 한국 농구의 현주소"라며 "앞으로 KBL이나 농구협회가 지금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게 하고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줘야 강팀을 만나더라도 긴장하지 않는 경기를 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전에 김진수(사우스 켄트 고교)를 기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진수가 오늘 경기에도 나왔다면 3경기 연속 엔트리에 들기 때문에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한다는 원칙이 깨진다"며 "미국전에 출전시키기 위해 오늘 경기에서는 엔트리에서 뺐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방성윤에 대한 불만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한 달동안 대표팀이 훈련하면서 (방)성윤이가 미국에서 어깨도 치료하고 여름리그에도 참가하겠다고 해서 보내줬는데 결국 계획대로 되지 않은 채 허송세월만 하고 돌아왔다"며 "그러다보니 대표팀 조직력과 맞아 돌아가지 않는 결과가 나왔고 몸도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미국과의 경기에 대해 최 감독은 "적어도 중국이 미국에게 졌던 것보다 1점이라도 덜 지겠다는 각오로 싸우겠다"며 "이탈리아전은 선수들이 이기려는 욕심 때문에 자멸했지만 적어도 미국을 이기려고 덤벼들어 경기를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tankpark@osen.co.kr 잠실체=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