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조인성, '2군 갔다오더니 확 달라졌네'
OSEN 기자
발행 2006.08.13 19: 59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습니다. 1군에서만 뛰게 해주십시오”. LG 1군 선수들이 양승호 감독대행의 가차없는 채찍에 떨고 있다. 지난 6월 이순철 감독의 중도 사퇴 이후 사령탑을 맡고 있는 양 감독대행은 내년 시즌에 대비한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신예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1군 주축 선수 중에서 2군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 1군 선수들을 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양 대행은 사령탑을 맡은 뒤 “무작정 젊은 선수들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가 느슨하고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보낼 뿐이다.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성실하게 훈련하면 10일 후에도 1군으로 다시 부를 것이다. 하지만 실력 부족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불만을 토로하거나 2군에서 불성실하게 행동하면 올 시즌 끝까지 부르지 않을 것이다”고 선수단에 공표했다. 그리고 후반기부터 1군에서 부진한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대신 신예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전력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만년 1군’의 스타로 여기던 1군 주축 선수들은 갑작스런 2군행에 충격을 받았다. 반발심으로 양 대행과 신경전을 펼친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연일 30도가 넘는 더위에 낮경기로 치러지는 2군 경기를 소화하면서 선수들은 백기 투항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광주 KIA전서 허리 통증을 호소한 뒤 2군으로 내려갔던 좌완 선발 이승호는 지난 11일 직접 양 대행의 방을 찾아와 '앞으로는 열심히 하겠다’며 달라진 정신 자세를 보였다. 그러자 양 대행은 “패전 처리도 괜찮다면 부르고 아니면 안찾겠다”고 밝혔고 이승호는 “어떤 보직이든 열심히 하겠다”며 1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붙박이 1군 선발요원이었던 이승호로선 백기 투항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승호는 12일 한화전서 패전으로 구원 등판했다가 최길성의 끝내기 투런 홈런 덕에 승리투수가 되는 등 호투, 양 대행에게 눈도장을 팍팍 찍고 있다. 이승호뿐만 아니라 저조한 타격에 포수로서 투수 리드에도 문제를 보여 2군으로 떨어졌다가 돌아온 ‘앉아쏴’ 조인성도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조인성은 13일 한화전서 주전 마스크를 쓰고 나와 1회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양 대행을 감동시켰다. 양 대행은 “아마 지금이 2군에서 가장 힘든 시기일 것이다. 뜨거운 날씨에 낮경기를 치르다보면 정말 2군 생활의 어려움을 느끼고 1군의 소중함을 알 것”이라면서 LG 선수단의 정신자세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un@osen.co.kr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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