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이가 우즈 이겨", 김인식 1년 전 예언 '적중'
OSEN 기자
발행 2006.08.15 09: 11

"거참, 내가 볼 때는 이승엽이 훨씬 나은데 말야". 지난해 4월 시즌이 개막되자 김인식 한화 감독은 당시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이던 이승엽(30)에 대해 여러가지 말을 했다. 이승엽이 2004년 입단 첫 해 14홈런에 그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2년째를 맞아 서서히 기지개를 켤 무렵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우즈와의 비교론이었다. 당시 우즈의 기세는 대단했다. 지난 2003년 두산을 떠나 요코하마로 이적하자마자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고 연봉 5억 엔을 받고 주니치로 이적했다.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한 2004년 우즈는 센트럴리그 홈런왕이 됐고 이승엽은 퍼시픽리그에서 14홈런에 그쳤다. 김 감독은 "이해가 안돼. 한국에서 우즈와 이승엽을 비교해봐. 성적도 그렇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이승엽이 나은 건 분명해. 이승엽의 스윙을 따라올 만한 타자는 없는데 말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이승엽이 올해(2005년) 제자리를 잡을 것이고 앞으로는 우즈보다 잘 할 테니 두고봐. 정말이라니깐"이라고 예언했다. 우즈는 김 감독이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국내 첫 해인 98시즌 개막 후 한 달동안 죽을 쑤고 있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4번타자로 기용했고, 우즈는 적응기를 거쳐 무서운 홈런포를 날리기 시작했다. 우즈의 대성공은 김 감독의 기다림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 지난해 봄 김 감독은 이승엽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워낙 우즈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고 이승엽은 평범한 타자로 전락하는 분위기였다. 김인식 감독의 우즈와의 비교론도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말이거니 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밸런타인의 그 무서운 '일일타선'에 희생을 당하면서도 팀 내 최다인 30홈런 82타점을 올렸고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리고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인식 감독의 예상대로 제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우즈 역시 38홈런 103타점 3할6리의 성적으로 이승엽보다 한 발 앞섰다. 그러나 올해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본격 경쟁을 벌여 우즈를 웃도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36홈런의 이승엽이 맹추격 중인 우즈보다 6개 앞서 있다. 타율은 이승엽이 3할2푼4리, 우즈는 3할6리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도 6할5푼6리로 우즈(6할1푼7리)를 제쳤다. 다만 타점에서 우즈(91타점)가 이승엽에 비해 12점 앞서 있다. 앞으로 남은 시즌 이승엽과 우즈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이만하면 이미 1년 전 이승엽의 손을 들어준 김인식 감독의 예언이 들어맞고 있는 셈이 아닐까. sunny@osen.co.kr 지난 3월 WBC 대회서 홈런을 치고 들어온 이승엽을 환영하는 김인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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