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 500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2006 대회에 참가 중인 미국대표팀의 셰인 배티어(28, 휴스턴)의 남다른 '불교 사랑'이 화제다. 현재 미국 대표팀 감독인 마이크 지제프스키를 스승으로 모시며 듀크대에서 뛰었던 배티어는 지난 1999년과 2001년 팀을 NCAA(미국대학체육회) '파이널 포'로 이끌었다. 1999년에는 코네티컷대에 74-77로 져 우승이 좌절됐지만 2001년에는 애리조나대를 82-72로 완파하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1999년 전체 1순위로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선배' 엘튼 브랜드(LA 클리퍼스)와 함께 듀크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배티어는 지난 2001년 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입단한 뒤 지난 6월 휴스턴 로키츠의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이런 그가 불교에 관심있어하는 것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 배티어는 지난 2000년 팬들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를 믿고 있긴 하지만 불교에 상당한 관심이 있고 '선(禪) 사상'은 농구를 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며 "농구와 학업 모두 강한 의지와 평정심을 갖고 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티어는 "농구나 학업 모두 너무 과해도 안되고 너무 모자라서도 안되는 중도(中道)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불교의 사상"이라고 말했다. 이랬던 그가 한국을 방문해 불교 사찰을 찾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배티어는 지난 13일 리투아니아와의 경기가 열리기 직전 아침에 숙소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봉은사를 찾아 스님과 녹차를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고 이 장면이 바로 미국 프로농구 NBA 공식 홈페이지(www.nba.com)에 그대로 실렸다. 이날 배티어와 만남을 가지며 녹차를 마신 선업 스님은 "평소에 배티어가 불교에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마침 참선을 갖는 시간이어서 함께 참석했는데 끝나고 나서 머리가 맑아져 기분이 좋고 미국에서도 참선을 해야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농구를 하면서 너무 과해서도 안되고 너무 모자라서도 안되는 '중도'를 몸소 실천하려는 배티어의 행동은 한국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탈리아를 꺾겠다는 욕심이 너무 과한 나머지 오히려 경기를 스스로 망치며 35점차 대패를 했기 때문이다. tankpark@osen.co.kr 셰인 배티어가 봉은사를 찾아 스님과 녹차를 마시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NBA 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