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에겐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도 따른다. 광복절인 8월 15일 도쿄돔 구장에서 가진 야쿠르트 스월로스전에서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바로 그런 행운이 찾아들었다. 1회 야쿠르트 선발 거톰슨을 상대로 요미우리 타선은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리며 아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1사 1루 상황에서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타석에 들어섰다. 우완 거톰슨이 140㎞대 후반의 빠른 직구로 승부를 걸다가 4구째 127㎞짜리 슬라이더를 던지자 이승엽이 방망이가 바람을 갈랐으나 2루수 정면타구가 됐다. 정상적이라면 여지없는 더블플레이 상황. 야쿠르트는 이승엽의 타격 습성을 감안해 3루수가 유격수 쪽으로, 유격수가 2루 쪽으로, 2루수가 1루 쪽으로 치우치는 ‘이승엽 시프트’를 펼쳤다. 이승엽의 타구는 이 그물망에 제대로 걸려들었으나 2루수 라로카의 송구를 잡은 야쿠르트 유격수 미야모토가 더블플레이를 의식, 서두르다 그만 공을 놓치고 말았다. 이승엽의 강한 타구가 오히려 수비 실책을 유발한 결과가 된 것이다. 요미우리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현저히 흔들린 야쿠르트 거톰슨을 두들겨 후속 3안타와 1볼넷을 엮어 일거에 3점을 보탰고 1회에만 4점을 얻었다. 이승엽은 다카하시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시즌 83득점째를 올려 이 부문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