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기자]“한기주는 KIA의 권오준이다”. 서정환 KIA 감독이 10억 원짜리 루키 한기주의 미들맨 변신 이유를 밝혔다. 최근 한기주는 선발투수로 등장하지 않고 미들맨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쓰임새를 놓고 고민 끝에 필승 미들맨으로 결론을 내렸다. 적게는 1이닝, 많게는 2이닝을 던져 선발투수와 소방수를 잇는 가교 노릇을 한다. 이미 몇 차례 가동했고 1승 1세이브를 따내 성공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서정환 감독은 “우리도 중간 이후가 강해져야 될 듯 싶다. 선발투수 이후가 강하면 훨씬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 그 역할을 한기주가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도’라고 말한 것은 삼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 서 감독은 “앞으로 후반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도 권오준 같은 선수가 있으면 편할 것 아니냐. 지금 한기주가 미들맨으로는 아주 믿음직스럽다”고 구체적인 실명까지 덧붙였다. 권오준은 소방수 오승환과 짝을 이뤄 삼성 1위 독주의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필승 미들맨의 독보적인 존재. 한화 역시 시즌 초반 필승 미들맨 최영필을 앞세워 1위에 오르는 등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러다 최영필이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으로 낙오하자 한화는 순식간에 부진에 빠졌고 삼성과의 선두 경쟁에서 패했다. 한기주의 올해 선발투수 성적은 초라했다.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3승에 그쳤다. 그런데도 서정환 감독과 김봉근 투수코치가 필승 미들맨으로 높은 점수를 매기는 이유는 2이닝 정도는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 선발투수로는 단조로운 구질 탓에 타순이 한 바퀴 돌면 적응이 된다. 그러나 미들맨으로는 많으면 2이닝 정도 던지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경기 중후반에 투입돼 갑자기 150km대의 광속구를 뿌린다면 상대 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험을 쌓는 측면도 있다. 당장 가을 포스트시즌에서 한기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한기주는 어차피 내년 시즌 KIA의 주축투수로 성장해야 한다. 위기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필승 미들맨'으로 변신한 한기주가 권오준에 맘먹는 효과를 내게 될지 지켜보자.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