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정조국-김두현 골' 베어벡호, 데뷔전 승리
OSEN 기자
발행 2006.08.16 20: 55

'베어벡호'가 뱃고동을 길게 울리며 산뜻하게 출항을 시작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과 정조국은 한국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첫 나들이에 나선 핌 베어벡 감독에 첫 승을 안겼다. 김두현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베어벡 감독의 첫 승을 축하했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충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31분 안정환, 후반 9분 정조국, 후반 35분 김두현의 골퍼레이드가 펼쳐진데 힘입어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유럽파를 제외시킨 한국은 독일 월드컵 이후 첫 실전 경기에서 가볍게 승리하며 2전 전승을 기록해 선두를 넘보게 됐다.대만을 가볍게 누른 한국은 다음 달 2일에는 이란을 국내로 불러들여 조 선두 등극에 도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의 약체 대만을 맞아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과 정조국 등 '킬러'를 한꺼번에 투입해 대량 득점에 나섰고 효과를 봤다. 이천수는 오른쪽 측면에 배치돼 이들과 함께 대만 수비진을 헤집고 다녔다. 3명이 나선 미드필더에는 이을용과 김정우가 공격형 임무를 맡았고 주장 김남일 뒤를 책임졌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장학영, 김진규, 김상식, 송종국이 배치됐다. 전반 5분 골지역 왼쪽에서 힘차게 날린 김진규의 슈팅을 시작으로 한국은 초반부터 대만을 강하게 몰아부쳤다. 왼쪽에서는 장학영, 오른쪽에서는 이천수가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키며 크로스를 올렸고 정조국은 전반 11분과 25분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예상대로 두터운 수비벽을 들고 나온 대만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던 전반 31분 고참 안정환이 물꼬를 트며 대표팀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안정환은 김남일이 상대 진영에서 툭 차 준 볼을 페널티지역 내 중앙으로 쇄도하며 상대 골키퍼가 뛰어나오자 왼발로 툭 차넣었다.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골맛을 봤던 안정환의 A매치 17번째골. 안정환의 선제골로 조급함을 떨친 대표팀은 후반 쐐기골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정조국. 후반 9분 정조국은 이을용이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골지역 오른쪽으로 띄워주자 솟구쳐오르면서 오른발로 정확히 골문 안으로 때려넣었다. 정조국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승기를 잡자 베어벡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향후 대표팀의 구상을 드러냈다. 후반 21분 이천수를 빼고 박주영을, 26분에는 안정환을 빼고 김두현을 투입한 베어벡 감독은 '4-3-3' 포메이션 대신 정조국을 원톱으로 세우고 김남일과 김정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4-2-3-1' 포메이션으로 변경하는 실험을 강행했다. '3'의 위치에는 김두현을 중심으로 좌우에 박주영과 이을용이 배치됐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교체 투입돼 공격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은 김두현은 최전방과 간격이 벌어져 상대 수비수가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중거리슈팅을 날려 골감각을 가다듬은 뒤 후반 35분 정조국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땅볼슈팅으로 대만 골망을 다시 갈랐다. 지난 2월 시리아와의 예선 1차전 원정 경기에서 골맛을 봤던 김두현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신예 오범석은 경기 종료 직전 김정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아 한국의 완승을 마무리지었다. 대만은 이날 패배로 아시안컵 예선에서 3전 전패를 기록,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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