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혼성그룹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너도나도 ‘제 2의 쿨’을 자청하며 쿨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쟁탈전이 한창이다. 그런데 그동안 인기를 얻었던 혼성 그룹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여성 멤버의 활약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 여 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94년 데뷔한 라이벌 혼성그룹 룰라와 투투를 예로 들어보자. ‘100일째 만남’으로 데뷔한 룰라는 메인보컬을 맡은 김지현이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섹시한 몸매로 단연 두각을 나타냈으며 후에 채리나가 새롭게 영입된 후 더 큰 인기를 얻었다. 같은 해 ‘일과 이분의 일’이라는 독특한 곡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디딘 투투는 여성 멤버 황혜영의 인형 같은 얼굴과 특유의 무표정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기요인이었다. 비단 이들 뿐만이 아니다. 스페이스 A는 여성보컬 루루의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95년 데뷔한 4인조 혼성그룹 UP는 발랄한 이미지의 메인보컬 이해정과 보이시한 매력의 이정희로 인해 시선을 끌었다. 또한 ‘정’의 영턱스클럽도 임성은과 한현남, 송진아 덕에 더 큰 유명세를 치렀다. 1998년에 데뷔해 2002년 해체한 후 현재 멤버들 각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샵은 비교적 4명의 멤버들이 골고루 얼굴을 알린 케이스이지만 여성 보컬 이지혜와 서지영의 인기가 단연 높았다. 같은 해 데뷔한 코요태 역시 신지의 귀여운 외모와 가창력 그리고 솔직한 성격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이었으며 기존 남자 멤버들이 빠지고 김종민과 빽가가 새롭게 합류한 후 현재는 3명의 멤버가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 사랑 받고 있다. ‘제 2의 코요태’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는 신인 타이푼도 보컬 솔비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중이며 자우림, 럼블피쉬, 체리필터, 러브홀릭 등도 비슷한 케이스다. 대표적인 혼성그룹인 쿨의 경우에도 94년 데뷔 당시에는 이재훈과 김성수 등 남성 멤버들의 활약과 함께 삭발한 여성 멤버 유채영이 눈길을 끌었으며 2집 앨범부터 참여한 여성 보컬 유리의 영입 이후 대중적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혼성그룹에서 여성 멤버가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부분 이들이 메인보컬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에서 메인보컬의 이미지는 팀의 색깔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만큼 이들의 활약 여부가 팀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성 멤버만 인기가 있다고 해서 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대표적인 여름 그룹 쿨이나 거북이처럼 모든 멤버들이 함께 조화를 이룰 때 장수할 수 있는 법이다. 그룹에서 특정 멤버의 활약이 팀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기여할 수 있지만 이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더 크게 키워나가는 데는 모든 멤버들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최근 타이푼, 바나나보트, 아일랜드시티, 무가당, 에이브릿지 등 많은 혼성그룹들이 잇따라 데뷔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들의 활약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hellow0827@osen.co.kr 코요태(위)와 샵/ 샵 사진 Mne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