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게임 차 정도 앞선 채 먼저 마치면 상대보다 유리하다. KIA 같은 상대가 우리를 제치려면 4승 2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조범현 SK 감독). “게임이 많이 남은 팀이 훨씬 유리하다. 막판 순위와 상관없는 팀들과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KIA 두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4강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KIA SK 두산 세 팀이 남은 경기수를 놓고 동상이몽에 젖어 있다. 4위 KIA는 현재 87게임을 소화해 남은 경기가 39게임, 5위 두산은 85게임을 치러 남은 경기가 41게임, 그리고 6위 SK는 95게임을 소화해 31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SK는 절묘하게 우천 연기된 경기가 적어 8개구단 중 가장 많은 게임을 소화했다. 반면 두산은 가는 곳마다 비를 만나며 3개팀 중 가장 적은 경기를 치렀다. 8개구단 중에서는 롯데 85게임에 이어 2번째로 적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3개팀은 막판 순위 싸움에 남은 경기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게임을 치른 SK와 3개 경쟁팀 중 가장 많은 게임을 남겨 놓은 두산은 서로 ‘우리편이 유리하다’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SK측은 “현재 상승 페이스를 유지해 한 게임차 정도로 앞선 4위로 먼저 끝내면 우리가 유리하다. 그렇게 되면 경쟁팀들은 우리를 꺾기 위해선 8할 안팎의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며 적게 남은 경기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SK측은 “올해는 최하위 경쟁팀들인 LG와 롯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태세인 것도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다. 두 팀이 꼴찌는 면하자는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어 경기수가 많이 남은 팀들과 대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두산 측은 “우리는 전통적으로 찬바람이 부는 9월에 강하다. 막판 바람몰이로 상승세를 탄다. 여기에 투타 주축인 박명환과 김동주가 가세해 힘을 낼 것”이라며 작년처럼 많이 남은 경기를 발판 삼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전체적인 야구계 분석도 경기수가 많이 남은 팀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현대 코칭스태프는 “순위와 상관이 없는 팀들은 막판에 가면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게임수가 많이 남은 팀이 유리하다”며 SK보다는 KIA나 두산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SK와 두산이 ‘남은 경기수’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서 현재 4위 KIA는 느긋하다. 후반기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는 5위 두산에 2.5게임, 6위 SK에 3게임을 앞서고 있고 남은 게임수가 SK와 두산의 중간으로 여유가 조금 있다. 막판 순위에 결정적 변수 중 하나인 무승부도 현재로선 KIA가 가장 많아 유리한 편이다. KIA는 현재까지 무승부가 3게임이고 두산 2게임, SK 1게임이다. 무승부가 많으면 승률 계산에서 유리하다. 무승부는 전체 게임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까지 4강 진출을 위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3개팀에게 남은 게임수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볼만하게 됐다. sun@osen.co.kr 비로 연기된 경기수에서 차이를 보이는 4위 후보 3팀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잠실구장에서 비로 인해 그라운드를 방수포로 덮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