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펫코파크(샌디에이고), 김영준 특파원] 노련했다. 그러나 위태롭다. 샌디에이고 박찬호(33)가 17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 5⅓이닝 3실점했다. 6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강판했으나 구원진의 도움을 받아 추가 실점을 모면했다. 그러나 브루스 보치 샌디에이고 감독은 6회 투구수 85개인 상태에서 교체를 선택했다. 지난 12일 휴스턴전(5이닝 3실점, 87구)에 이어 부상자 명단(DL)서 복귀한 뒤 2경기 연속 투구수 90개 이하에서 강판이었다. 전반기 박찬호의 투구 이닝을 최대한 늘리던 것과는 딴판이다. 특히 이날 박찬호는 5안타를 맞았는데 공교롭게도 전부 패스트볼이었다. 배리 본즈와 토드 그린에게 맞은 솔로홈런은 89마일 직구를 통타당했다. 6회 레이 더햄에게 맞은 1타점 우익선상 2루타 역시 89마일 직구였다. 이날 박찬호는 2회 본즈와의 승부 때 딱 한 차례 90마일 직구를 던졌을 뿐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 구속이 대부분 80마일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박찬호가 5⅓이닝을 버텨낸 원동력은 투구 패턴의 노련함이었다. 특히 3회 그린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이후 박찬호는 투심보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비율을 늘려나갔다. 4회초의 경우만 봐도 직구를 딱 2개 던졌고 전부 볼이었다. 그러나 보치 감독의 교체 타이밍에서 볼 수 있듯 박찬호의 구위가 전반적으로 DL 등재 이전만 못한 분위기다. 113승 투수다운 관록으로 커버하고 있지만 90마일 이상의 예전의 투심이 아쉬운 상황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