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등 비연예인의 TV출연, 득과 실
OSEN 기자
발행 2006.08.17 15: 31

연예인 못지않은 끼와 재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비연예인 스타들이 많다. 그 중 이종격투기 K-1으로 활동 무대를 바꾼 최홍만(26)은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에 고정 출연하는 깜짝 선물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자신의 이름의 내건 ‘최홍만과 강한 친구들’의 진행을 맡은 것. 하지만 최홍만이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팬들은 반가운 마음보다도 걱정이 앞선다. K-1무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최홍만이 활동 영역을 넓힘으로써 본업에 소홀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218cm의 커다란 덩치에 뜻밖의 애교가 호감을 주고 있다. 씨름과 K-1에서 보여준 위협적인 골리앗의 기상은 사라지고 어느 덧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에 나오는 친숙한 램프의 마법사, 지니로 변신했다. 최홍만과 같은 비연예인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프로게이머 이기석이나 임요환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비춘 일이 있다. ▲플러스="호감도 상승" 이들의 방송출연은 신선한 맛을 준다. TV에서 만날 보는 얼굴이 아니라는 신선함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어당긴다. 시청자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본업에 임할 때와 다른 모습, 이를 테면 흐트러진 모습이라든가 끼와 재주 등을 발견함으로써 인간미와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이로써 이들도 방송출연을 통해 호감과 관심을 얻고 더 나아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얻는다. 그 예로, 스타크래프트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이기석과 임요환은 우승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게임 붐을 일으키고 프로게이머의 세계를 널리 알린 바 있다. ▲마이너스="반짝 인기로 끝날 수도" 그러나 본업에 충실할 수 없다는 점은 K-1 최홍만 선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직업을 바꾸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평생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이들은 결국 본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운동선수들이나 프로게이머들은 연예인들과 똑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운동이나 연습 시간을 빼앗기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는 당연히 본업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또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방송무대가 업인 연예인들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소개할 때나 다소 길게 클로즈업될 뿐 그 외엔 연예인들에게 기회를 빼앗겨 카메라에 얼굴 비추기가 쉽지 않다. 최근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 한 예능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출연한 프로게이머를 무시했다며 수만 건에 이르는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올라오는 일도 있었다.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펼쳤는데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별 반응이 없었던 프로게이머의 분량이 편집된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방송에서 프로게이머를 무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방송에서 편집되는 건 일쑤고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감각이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반짝 스타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거나 눈부신 활약으로 이슈가 되고 관심의 대상이 되면 방송 섭외가 이뤄진다. 비연예인이지만 주목받는 얼굴인 만큼 이 보다 좋은 아이템이나 섭외 대상도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반응이 시들해지면 운동과 대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본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반짝 스타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팬들이 최홍만의 방송출연을 걱정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시청자들도 최홍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 힘으로 단번에 상대를 제압하다가도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쑥스러워 하고 애교떠는 모습은 최홍만과 시청자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고 친밀감을 준다. 그렇다 할지라도 방송출연 때문에 본업인 K-1을 소홀히 하거나 그 때문에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걸 바라는 시청자들은 없다. 아무쪼록 최홍만이 선수생활과 방송출연 등 자기관리를 잘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과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oriald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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