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철폐에 앞장서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종차별의 대표격인 나치의 문양을 그린 크로아티아 축구팬들과 크로아티아축구협회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www.fifa.com)를 통해 지난 17일 이탈리아 리보르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나치 표시(卍이 뒤집힌 모양)를 그린 팬들과 크로아티아축구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FIFA 징계조항 55조에 따르면 어떠한 경우에도 인종차별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팬들이 나치 표시를 그린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기 때문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는 것이 FIFA의 설명이다. 지난 2005~2006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던 FC 리예카 서포터스 200명은 전반 30분 관중석에서 나치 마크 모양대로 도열한 뒤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며 응원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크로아티아축구협회는 "우리 팬들이 이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무척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며 "그들은 국가의 위신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일 뿐"이라고 분개했다. 한편 이날 나치 모양을 그리는 데 동참한 팬은 크로아티아 일간지 에서 "이탈리아 팬들이 먼저 옛 유고연방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며 도발했다"며 "예전 우리의 나쁜 기억을 상기시키는 이탈리아 팬들에 맞서 항의 표시로 나치 표시를 그린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이탈리아 팬들이 먼저 도발했기 때문에 과거 세계 2차대전 당시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 치하에 있던 이탈리아를 나치에 비유하며 항의했다는 것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