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승환이다.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에게 모험을 건 것뿐이다. 앞 순위 구단들에게 그 선수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자기들이 두려워서 뽑지 않고 우리한테 뭐라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삼성 스카우트). “삼성이 고의로 숨겨놓은 의혹이 있다. 어떻게 2차 1번에 뽑힐 기대주가 올 시즌 한 경기도 나오지 않느냐”(타구단 스카우트들). 지난 16일 실시된 ‘2007년 신인선수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2차 1번으로 지명한 좌완 투수 백정현(19, 대구 상원고)을 두고 프로야구판에 말들이 많다.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인 데다 1차 우선지명대상이 될 수 없는 유급 선수가 연고지 팀인 삼성에 2차 1번으로 선택되자 타 구단들은 ‘삼성이 빼돌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러자 삼성 구단은 “말도 안된다. 우리는 연고지 팀으로서 그 선수의 상태에 대해 타 구단보다 조금 더 상세히 알고 미래를 보고 모험을 걸었을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 이성근 스카우트는 "백정현은 지난 1월 연습경기 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 6개월 이상 재활을 거쳐야 하는 부상으로 올 시즌 출전할 수 없었다. 지금은 조깅 정도를 하는 수준으로 아직도 재활과정에 있다. 부상으로 군대도 면제받은 상태"라며 올 시즌 출장 기록이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다치기 전 마지막 투구를 봤을 때 137km를 던졌다. 겨울인데도 좌완으로 그 정도 스피드를 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몸쪽 승부를 잘하는 것도 강점이었다”면서 “타 구단 스카우트들은 자신들이 직접 상태를 보지 않고 우리한테 뭐라 한다. 부상 정도에 대해선 앞 순위 구단 스카우트에게 설명해줬다”며 ‘빼돌리기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이에 대해 타 구단 스카우트들은 “2학년 때까지 좋은 선수였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부상으로 쉬고 있고 우리가 직접 보지 않은 상태에서 쉽사리 지명할 수 없었다. 그래도 삼성이 기다렸다는 듯 2차 1번으로 지명한 것은 의심이 간다”며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타 구단들이 삼성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심을 살 만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백정현이 일단 유급 선수인 데다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고 삼성의료원에서 수술까지 했다는 것에 의혹을 두고 있다. 백정현은 규약에 따라 연고지역 1차 우선지명 대상에서 제외된 선수였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신인 지명 규약에 ‘유급 선수나 전학 선수는 1차 지명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구단들이 유망주를 일부러 유급시키거나 타 지역 유망주를 자기 연고 지역으로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 결국 백정현 문제는 삼성이 강하게 부정하고 있고 타 구단들도 마땅한 증거를 찾지 못해 무성한 설만 나돌고 있을 뿐이다. 타 구단들로선 심증은 가는 데 물증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년 전 부상 전력으로 타 구단들이 쳐다보지 않던 오승환을 스카우트해 특급 마무리로 키운 삼성 구단이 '이번에도 부상 전력이 있지만 모험을 건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달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sun@osen.co.kr
